
한양대학교는 최효성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사람이 밟거나 걸을 때 별도의 외부 전원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미케노발광(Mechanoluminescence, ML) 폼 기반 신발 밑창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미케노발광은 압력과 충격, 굽힘 등 기계적 자극을 빛으로 변환하는 현상이다. 배터리나 전기회로 없이 움직임만으로 빛을 낼 수 있어 야간 안전용 신발과 웨어러블 장치, 자가발광 소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미케노발광 복합소재는 신발 밑창처럼 두꺼운 형태로 제작할 경우 외부에서 가해진 힘이 소재 표면에 집중돼 내부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표면 일부에서만 빛이 나거나 전체적인 발광 밝기가 낮아 실제 신발 소재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케노발광 입자인 구리 도핑 황화아연(ZnS)과 실리콘 고분자 폴리디메틸실록세인(PDMS)에 알루미나(Al₂O₃) 입자를 첨가했다.
알루미나 표면에 흡착된 산소와 수분은 열경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포를 형성해 소재 내부에 스펀지와 같은 다공성 구조를 만든다. 이 구조는 사람이 밑창을 밟을 때 발생하는 힘을 소재 내부로 고르게 분산시켜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에 위치한 발광 입자까지 빛을 내도록 한다.
연구팀은 개발한 미케노발광 폼을 실제 신발 밑창 형태로 제작해 성능을 검증했다. 사람이 밑창을 밟거나 신발을 신고 걷고 달리자 압력이 가해진 부분에서 녹색 빛이 발생했다. 발뒤꿈치에서 발 앞부분으로 하중이 이동하는 보행 과정에 따라 빛나는 위치도 함께 변화했다.
이번 기술은 야간에 보행자나 주자의 움직임을 빛으로 표시해 시인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가 없는 자가발광 운동화를 비롯해 어린이 안전 신발, 작업화, 야외활동용 신발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움직임에 따라 스스로 빛을 내는 의류와 보호장비, 신체 움직임이나 압력 분포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소재로도 확장할 수 있다.
최효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발을 밟고 걷는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 밑창 전 영역에서 빛을 낼 수 있도록 한 자가발광 소재 기술”이라며 “별도의 전원 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야간 보행 안전용 신발을 비롯한 다양한 웨어러블 제품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미래도전연구지원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야간 안전 신발을 위한 고효율 체적 미케노발광을 구현하는 이중 기능성 알루미나 첨가제'라는 제목으로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