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 이야기] 〈92〉오타니의 쓰레기, 우리의 기부:사회적 자본을 쌓는 일에 대하여

김병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사무총장·경영학 박사
김병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사무총장·경영학 박사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경기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고교 시절 그가 들었다고 전해지는 '쓰레기는 남이 버린 행운'이라는 가르침은 유명한 일화가 됐다. 오타니는 운을 하늘에서 우연히 떨어지는 요행으로 기다리지 않았다. 매일의 작은 실천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으로 여겼고, 묵묵히 행동했다.

이 단순한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운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행동들이 반복될 때, 그것은 결국 한 사람의 습관이 되고, 평판이 되며,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된다.

우리가 마주하는 창업 생태계와 사회 역시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은 기부를 여유 있는 사람이 베푸는 시혜이거나, 돌려받지 못할 지출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부의 본질은 다르다. 공동체가 방치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해결에 힘을 보태는 일이다. 결국 기부는 타인을 위한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내가 살아갈 공동체의 신뢰를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다.

청년 창업가들과 만나면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모든 리스크를 혼자 감당하는 기업은 오래가기 어렵다. 건강한 생태계는 서로가 위험을 분담하고 기회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성장한다. 사회문제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영웅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각자가 자신의 발밑에 놓인 문제 하나씩만 외면하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분명 달라진다.

거창한 액수가 아니어도 좋다. 단돈 1000원의 기부, 한 번의 참여, 작은 관심이 모여 사회의 기초체력을 만든다.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GEF)이 진행한 '모두의기부 임팩트 챌린지 1기'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 달 동안 1279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4019회의 소액 기부가 이어졌다. 여기에 재단의 매칭펀드가 더해지면서 803만8000원의 임팩트 기금이 조성됐다. 이 재원은 지금도 사회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비영리 스타트업들의 실행 자금으로 쓰이고 있다. 혼자였다면 작은 기부였지만, 함께였기에 사회혁신을 움직이는 마중물이 되었다.

오는 8월, '모두의기부 챌린지 2기'가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이번 챌린지는 누구나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소액 기부 플랫폼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특별한 누군가의 거창한 희생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이 모여 사회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오타니가 매일의 작은 실천으로 자신의 운을 스스로 만들어 갔듯, 우리 역시 일상 속 작은 기부와 참여를 통해 우리 공동체의 신뢰와 가능성을 쌓아갈 수 있다. 사회를 바꾸는 진정한 힘은 거대한 결단보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거창한 결심은 필요하지 않다. 은 기부 한 번, 작은 관심 한 번이면 충분하다. 사회를 위한 투자는 결국 나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더 건강해진 공동체는 더 많은 기회와 높은 신뢰를 만들고, 그 튼튼한 토대 위에서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도 함께 성장의 결실을 맺을 것이다.

김병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사무총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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