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아버지' 또 경고…“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폐 아닌 자연사시켜야…투자하지 않는 것이 최선”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변동성 확대…상품가치 훼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투자자들에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당부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위험성을 강조한 것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자자들에게만 부탁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시켜야 한다. 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 약간의 제도적 지원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게시글에서는 '자연사'라는 표현이 삭제된 상태다.

배 대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상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방향을 맞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변동성이 커지고 등락이 반복되면 일일 재조정과 복리 효과 때문에 상품 가치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 정도면 많이 빠졌으니 오르겠지', '잠깐 들어갔다가 금방 나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한두 번 수익을 낼 수 있을 뿐 그런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장기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메모리 기업에만 투자하는 전략에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는 대체 불가능한 산업이지만 메모리는 여전히 경기 순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에 중국 업체들까지 추격하고 있어 공급 확대는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설계, 메모리, 파운드리, 장비를 함께 투자해야 산업 생태계 전체의 성장을 가져갈 수 있다”며 개별 종목보다 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권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에 대해서는 “단기 가격을 예측하려 하기보다 투자한 산업의 방향이 여전히 유효한지 살펴봐야 한다”며 “기업 경쟁력과 산업의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하루하루의 가격 변화에 지나치게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향이 맞다면 시간을 견뎌야 한다”며 “가격 화면만 계속 바라본다고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배 대표는 앞서 지난 20일에도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운용사 대표로서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지만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밝혀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게시글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너무 많은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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