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알뜰폰 통신시장 메기로 키운다…자체설비 사업자 중심 재편

알뜰폰 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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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단순 재판매 중심인 알뜰폰(MVNO) 시장을 자체 설비 보유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한다. 도매대가와 전파사용료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서비스형(부분MVNO)·독립형(풀MVNO) 알뜰폰의 법적 지위를 신설해 이동통신 3사와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사업자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이같은 내용의 '이동통신시장 새로운 경쟁과 혁신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가격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자체 설비를 갖춰 지속가능한 알뜰폰 2.0으로 도약을 추진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번 대책 핵심은 설비 보유형 알뜰폰의 제도화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단순 재판매와 구분되는 서비스형·독립형 알뜰폰의 사업자 지위를 정의하고 설비 기능 요건을 마련한다. 부분MVNO는 요금청구·수납과 과금 처리, 가입자 식별·인증 설비를, 풀MVNO는 여기에 트래픽 관리 설비까지 보유한 사업자다.

망 연동 의무사업자는 이동통신 3사로 확대되며, 설비 보유 수준에 따라 도매대가와 설비 이용료를 차등 산정한다. 풀MVNO 도매대가는 자율협상을 원칙으로 하되, 이의제기시 정부가 산정 적정성을 사후검증하는 보완장치를 마련한다. 알뜰폰 인프라를 다른 사업자에게 재제공하는 MVNE도 허용해 금융·유통·레저 등 비통신 기업의 진입을 유도한다. 설비투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금융 연계도 추진한다.

가격 경쟁력 지원책도 병행한다. 이통사 데이터 안심옵션 400kbps 요금제 상품을 내달부터 수익배분(RS) 방식으로 알뜰폰사에 도매제공한다. 기존 도매제공 요금제 약 90종에는 추가 비용 분담 없이 안심옵션을 적용하고, 5G 요금제 약 15종은 도매대가 중 1.0~3.0%포인트 인하한다.

전파사용료 감면율도 90%로 확대한다. 감면율은 법령 준수와 이용자 보호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업계 전체적으로 연간 약 25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예상했다.

가입 절차 개선도 병행한다. 이심(eSIM) 활성화를 위해 상호접속 고시를 개정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력해 마이데이터 기반 맞춤형 요금제 비교·추천을 주요 알뜰폰까지 확대한다.

알뜰폰 가입자 및 통신시장 점유율 현황(자료=과기정통부)
알뜰폰 가입자 및 통신시장 점유율 현황(자료=과기정통부)

이용자 보호 체계도 손질한다. 최소 고객상담 인력 기준을 가입자 1만명당 1명으로 모든 알뜰폰사에 확대하고 기업별로 최소 3명 이상을 두도록 한다. 고객센터 정기평가와 발신번호 변작·부정개통 등에 대한 전수 조사도 실시한다. 인수합병(M&A) 시에는 유심 교체 없이 전산시스템을 통해 가입자를 자동 전환하도록 의무화한다.

과기정통부는 내달부터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과 도매제공·상호접속 고시 개정에 착수해 내년까지 서비스형·독립형 알뜰폰 3개 이상 출현을 목표로 잡았다. 연내에는 도매시장과 단말·유통시장을 아우르는 경쟁환경 종합평가를 실시해 도매대가 사전규제 등 규제체계 재점검과 연계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 배경에는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경쟁 구도를 흔들지 못하는 알뜰폰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한다. 알뜰폰은 59개 사업자가 진입해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고, 평균 요금도 1만7570원으로 이통사 평균(3만6050원)의 48.7% 수준까지 낮췄다.

그러나 자체 설비 없이 이통사 요금제를 재판매하는 모델 특성상 가격 할인 외에는 차별화 수단이 없어 저가 시장에 사업자가 몰리는 출혈 경쟁이 반복됐다. 업계 전체 영업이익은 2023년 296억원 흑자에서 2024년 258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27개 사업자가 영업적자를 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알뜰폰 가입규모가 계속 확대되며, 자체설비를 보유한 서비스형·독립형 알뜰폰사도 3개 이상 늘어나 성장·발전해 나가는 등 지속가능한 알뜰폰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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