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으로 보는 척추·관절②] 허리는 멀쩡한데 다리가 찌릿…범인은 '허리디스크'

연세하나병원, 다리 저림 원인과 치료법 소개
좌골신경통 양상 따라 감별진단 필요
장시간 운전·착석 땐 증상 악화 주의
근력저하·대소변 이상 땐 신속 진료

40~50대의 하루는 척추와 관절을 쓰는 일상의 연속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다 목이 뻐근해지고, 출근길 운전석에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와 다리가 당긴다. 사무실에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 목을 앞으로 빼기 쉽고, 점심시간 잠시 걷다 다리가 저려 쉬어 가기도 한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퇴근 뒤 장바구니를 들거나 청소·설거지·빨래를 하다 보면 손목과 어깨, 허리에 부담이 쌓인다. 양반다리를 하거나 신발을 신을 때 사타구니가 찌릿하고, 밤에는 손 저림이나 어깨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주말 운동 중 접질린 발목은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기침이나 재채기 뒤 갑자기 허리가 아픈 증상도 단순 근육통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이처럼 척추·관절 통증은 특별한 사고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먼저 나타난다. 문제는 증상이 비슷해 원인을 혼동하기 쉽다는 점이다. 손 저림은 손목터널증후군일 수도, 목디스크 신호일 수도 있다. 다리 통증 역시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고관절 질환에 따라 원인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통증이 줄었다고 치료가 끝난 것도 아니다. 약해진 근력과 균형, 관절 움직임을 회복하지 못하면 재발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이후의 재활과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전자신문은 김포 연세하나병원과 함께 기획 연재 '통증으로 보는 척추·관절'을 10회에 걸쳐 선보인다. 목·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어깨·고관절·무릎·손목·발목 질환과 재활까지 일상 속 통증의 신호와 감별 지점, 치료와 관리 원칙을 각 분야 전문의 설명으로 짚어본다.
전형석 연세하나병원 척추센터 원장
전형석 연세하나병원 척추센터 원장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 허리가 뻐근하거나, 양말을 신으려다 엉덩이와 다리까지 당기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오래 앉아 일한 뒤 일어서는 순간 허리와 골반 주변이 굳고, 허벅지나 종아리까지 저릿한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기 쉽지만, 허리 주변을 넘어 다리 쪽으로 통증이 번진다면 허리디스크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이 통증의 '경로'는 단순 요통과 허리디스크를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다. 근육이나 인대 긴장으로 발생한 요통은 대개 허리 주변에 통증이 국한된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이 손상되거나 탈출하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한다. 허리에서 나온 신경은 엉덩이와 다리를 거쳐 발끝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병변이 척추에 있어도 통증과 저림이 다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좌골신경통'은 특정 질환이라기보다 좌골신경이 지나는 엉덩이와 다리를 따라 나타나는 통증 양상 중 하나다. 주로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이상근증후군 등에서 두드러진다.

일상에서는 오래 앉아 있는 자세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골반이 뒤로 말리고 허리가 굽은 자세가 이어져 디스크와 신경근에 부담이 커진다. 운전할 때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는 데다 차량 진동까지 신체에 전달돼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통증이 심할 때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를 진단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뚜렷한 근력 저하가 없다면 약물치료로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고, 필요에 따라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후 증상이 안정되면 운동 치료를 통해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 기능을 회복한다. 치료 방향은 MRI에서 확인한 디스크 상태, 신경 압박 부위와 환자 증상이 일치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통증의 정도보다 중요한 것은 '신경 기능 변화'다.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발목·발가락을 들어 올리기 어렵다면 신경 압박이 심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대소변 조절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는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 압박이 오래될수록 기능 회복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일상에서 허리를 둥글게 숙인 채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몸을 강하게 좌우로 비트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 바닥에 있는 물건을 허리만 숙여 집거나, 세수·청소처럼 허리를 오래 굽히는 자세도 통증을 키울 수 있다. 허리를 굽히는 스트레칭 역시 신경 자극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누워만 있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통증이 다리 쪽으로 더 번지지 않는 범위에서 걷기와 일상 동작을 서서히 늘리고, 허리 주변 근육을 단련해 근력을 키우는 것이 통증 완화와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전형석 연세하나병원 척추센터 원장.

김포=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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