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운동 중 접질린 발목은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기침이나 재채기 뒤 갑자기 허리가 아픈 증상도 단순 근육통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이처럼 척추·관절 통증은 특별한 사고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먼저 나타난다. 문제는 증상이 비슷해 원인을 혼동하기 쉽다는 점이다. 손 저림은 손목터널증후군일 수도, 목디스크 신호일 수도 있다. 다리 통증 역시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고관절 질환에 따라 원인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통증이 줄었다고 치료가 끝난 것도 아니다. 약해진 근력과 균형, 관절 움직임을 회복하지 못하면 재발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이후의 재활과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전자신문은 김포 연세하나병원과 함께 기획 연재 '통증으로 보는 척추·관절'을 10회에 걸쳐 선보인다. 목·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어깨·고관절·무릎·손목·발목 질환과 재활까지 일상 속 통증의 신호와 감별 지점, 치료와 관리 원칙을 각 분야 전문의 설명으로 짚어본다.

양반다리로 앉으려 할 때 사타구니가 뻐근하거나, 신발을 신으려고 다리를 올리는 동작이 불편해질 때가 있다. 차에 타고 내릴 때 골반 깊은 곳이 걸리는 느낌이 들고, 오래 걷고 난 뒤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단순한 허리 통증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타구니 통증과 고관절 움직임 제한이 함께 나타난다면 고관절 질환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고관절은 골반의 오목한 부위인 비구와 허벅지뼈의 둥근 머리인 대퇴골두가 맞물린 깊은 관절이다. 체중을 지탱하고 다리를 다양한 각도로 움직여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여러 원인으로 두 뼈가 정상적으로 맞물리지 못하면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고관절 질환의 단서가 될 수 있다.
고관절 통증은 주로 사타구니에 집중된다. 다리를 돌리거나 골반을 굽힐 때 고관절이 걸리는 느낌으로 나타나고, 엉덩이나 허벅지 안쪽으로 방사통이 이어지기도 한다. 허리에서 시작된 방사통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허리 방사통은 대개 허리·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이나 옆쪽을 따라 종아리 아래까지 이어지는 찌릿한 통증으로 나타난다.
고관절 질환 환자가 흔히 호소하는 불편은 양반다리와 신발 신기 같은 동작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두 동작은 고관절을 넓게 벌리거나 깊이 굽히는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이나 고관절염이 있으면 이러한 동작에서 사타구니가 뻣뻣하고 아플 수 있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골반의 오목한 부위와 둥근 허벅지뼈가 비정상적으로 부딪치며 연골과 관절순을 자극하는 질환이다. 선천적인 뼈 형태 이상이나 잘못된 생활 습관 등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비교적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난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관절 간격이 좁아지면서 통증과 강직이 생기는 질환이다. 움직임이 없을 때나 밤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사타구니 통증과 허리·다리 통증이 섞여 있고, 영상검사 소견과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고관절과 척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보행 상태와 고관절 회전 범위를 진찰하고, 하지 감각과 근력을 비교한 뒤 엑스레이와 MRI로 원인을 확인한다. 고관절은 몸속 깊은 곳에 있어 신체 진찰만으로는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를 줄이고 약물·물리치료·관절 주사 등 보존적 치료를 적용한다. 증상이 지속되고 구조적 변형이 확인되면 관절경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엑스레이 검사를 바탕으로 관절 손상이 심하고 걷기나 수면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큰 환자에게 시행한다.
고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평지 걷기로 관절 운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둔근과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 신체 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브리지, 누워서 옆으로 다리 들기,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기 등은 관절 안정성과 근력 강화 효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는 동작이다.
도움말: 김영호 연세하나병원 관절센터 원장.
김포=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