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04/rcv.YNA.20260804.PYH2026080414270001300_P1.jpg)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기국가(Electro-state)'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기반으로 무탄소 전력 공급을 확대하고,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전력망과 용수 인프라를 선제 구축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전기국가'를 하반기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AI 혁명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고, 발전·송전·소비 전 과정을 혁신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미국은 (반도체) 칩은 있지만 전력이 불안정하고, 중국은 전력은 있지만 칩 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은 칩과 전력을 함께 갖춘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AI·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전력 인프라 확충이다. 기후부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345㎸ 이상 송전망을 선제 구축하고, 산업용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와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를 도입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대규모 전력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고 국가균형발전도 함께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기후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를 조기 달성하기 위해 내년 태양광 보급을 10GW 이상으로 확대하고, 공장 지붕 태양광 의무화와 주택용 태양광 잉여전력 현금 정산제도를 도입한다. 풍력은 정부 주도 계획입지와 프로젝트별 관리를 통해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영월·낙월 해상풍력과 신안우이 풍력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은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한다.
김 장관은 “전기는 산업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국가 전략자산이다.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빠르게 확대하고 원전을 보완적으로 활용해 탈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라면서 “태양광 발전 단가를 ㎾당 150원 이하로 낮춰서 가스나 석탄보다 더 저렴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빠르게 확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가 늦어질 경우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 급증하는 산업용수 확보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하루 65만톤 규모의 용수를 공급하고, 광주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을 통해 추가 용수도 확보한다. 기존 댐과 저수지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공공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확대해 극한 가뭄에도 첨단산업에 차질 없이 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산업용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와 관련해서는 “8월 셋째 주 공청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송전선로 이용비용과 전력 자립도, 국가균형발전 등을 반영해 산업용 요금을 차등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신규 원전 규모와 관련해서는 “이번 주 공론화 방식을 결정하고 다음 주부터 국민 의견 수렴을 본격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