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세금에 공정위 과징금 가능성까지
전문가 “고객 신뢰 회복과 공격적 마케팅 필요”
쿠팡Inc가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영향으로 지난 2분기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냈다. 쿠팡은 이른바 '탈팡'한 고객 대부분이 복귀한 상태라면서 내년 중순께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유출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도 반영해야 하는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제재 가능성도 있어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Inc는 5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에서 쿠팡Inc는 고객 재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마케팅 확대, 물류 인프라의 고정비 부담이 동시에 실적을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6000억원대 과징금으로 꼽힌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규모는 2200억원 수준이다.
이같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고객의 귀환'을 강조하면서 2027년 실적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지출이 감소한 고객은 전체의 일부로, 대부분의 고객이 복귀한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사고 기간 이탈해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을 제외한, 전체 고객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약 4억1000만달러)을 제외하고도 발생한 실제 영업손실(약 1억4600만달러)에 대해서는 당장의 이익보다 고객 가치를 우선한다는 기조를 내세웠다. 물류 처리 능력을 줄여 단기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었지만, 고객 경험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이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물류 처리 능력(capacity)과 고정비용은 예측 수요 곡선에 맞춰 계획한다”면서 “현재 매출이 일시적으로 계획을 밑돌면서 이런 비용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성장사업이다. 대만 로켓배송과 쿠팡이츠, 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은 고정환율 기준 24% 성장했고 EBITDA 손실도 감소했다. 특히 김 의장은 대만 사업을 한국 초기 성장 과정과 같은 궤도로 평가했다. 다만 상품군 확대 과정에서 분기별 성장률 변동은 불가피하다면서, 현재 손익 구조는 사업 초기 단계의 특성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이츠도 성장사업 가운데 사실상 투자 회수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이익측면에서 3분기데 근본적인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중순께 조정 EBITDA가 유출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는 올해 말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쿠팡의 하반기 실적에 변수가 적지 않다. 쿠팡Inc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약 2억800만달러 규모 추가 세금을 통보받았지만 행정·사법 절차를 통해 다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달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도 3분기부터 반영된다. 화재 관련 자산과 재고 규모를 약 2억4600만달러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실적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6000억원대 과징금이 일회성 비용이긴 하지만, 고객 이탈을 만회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제재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특히 공정위는 지난 6월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혐의와 관련해 쿠팡이 제시한 600억원 규모 상생방안을 담은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하고 과징금 부과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250억원 이상 과징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와우멤버십과 쿠팡이츠를 연계해 배달앱 이용을 유도한 이른바 '끼워팔기' 혐의에 대해서도 하반기 공정위 심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관련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최대 20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을 제외하더라도 쿠팡은 상반기에 약 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면서 “(개인정보 유출 이후)정치·정책적 이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탈팡'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이 실적을 정상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공격적인 마케팅과 고객 신뢰 회복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