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 SK하이퍼 대표 “AIDC 골든타임 2~3년…전력·메모리·신뢰로 빅테크 잡는다”

정석근 SK하이퍼 대표
정석근 SK하이퍼 대표

SK텔레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시장 선점의 골든타임을 향후 2~3년으로 제시하고 신설 법인 'SK하이퍼'를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 물량 유치에 나선다. 안정적 전력과 메모리 접근성을 앞세워 대한민국을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석근 SK하이퍼 대표는 12일 뉴스룸 사내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데이터센터를 짓기도 어렵고, 서버에 넣을 메모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2~3년이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역량, SK텔레콤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운영 능력 등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먼저 고려할 파트너는 SK그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AI DC 사업개발과 투자를 전담할 SK하이퍼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7500억원을 출자한다. 정 대표는 SKT AI CIC장과 그룹 AI DC 통합추진단장을 겸한다. SK하이퍼가 사업개발·투자를, 통합추진단이 그룹 역량 결집을 담당한다.

빅테크 유치 소구점으로는 전력과 메모리, 신뢰 세 가지를 제시했다.

정 대표는 “한국은 정전이 거의 없을 만큼 전력 인프라가 탄탄하고 지역 단위의 전력 공급량도 충분하다”며 “지역 발전소 근처에 AI DC가 위치하면 안정적 전력 확보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AI가 전략 자산이 되면서 자체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은 서버의 물리적 보안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많은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 사업자에게 인프라를 맡기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메모리는 구조적 차별성을 만드는 요소로 꼽았다. 정 대표는 “AI DC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추론' 때문인데 가장 큰 병목은 메모리의 절대적인 양에서 갈린다”면서 “메모리가 많아지면 같은 그래픽처리장치(GPU)로도 훨씬 많은 추론과 연산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룹 내에 발전소 운영사와 건설사, 반도체사, 컴퓨팅·네트워크·데이터센터 운영사가 모두 존재한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들었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AI DC를 짓고 AI 컴퓨팅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별도 법인을 세운 배경은 사업 규모다. 1GW 규모 AI DC 설립에는 수십조원이 투입된다. 고객 유치와 대규모 부지 확보·건설, GPU 클러스터 운영, 자금 조달 역량이 동시에 요구된다. 정 대표는 “도전적인 목표지만 생소한 숫자일 뿐, 허황된 숫자는 아니다”라며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과 AI DC 관련 다양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6월 '대한민국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DC를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 인터넷에 이은 '제3의 국가 인프라 혁명'으로 규정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고객들은 '토큰'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그 토큰을 만들어 낼 인프라를 우리가 직접 보유하고 효율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갖는다면 AI DC는 새로운 사업일 뿐 아니라 통신 사업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대표는 “미국과 유럽 시장은 물리적인 거리도 멀고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것이 아시아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빅테크를 유치하고, 메모리를 확보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역량을 갖춘다면 한국은 명실상부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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