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기업 도산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에게 대신 지급하는 도산대지급금 최대 한도를 3150만원으로 늘린다. 임금 보장 범위도 기존 최종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두 배 확대하고, 체불 임금을 스스로 청산하려는 사업주에게는 최대 10억원까지 특별융자를 지원한다. 장기·대규모 임금 체불에 대한 노동자 안전망을 한층 강화하는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임금채권보장법' 및 시행규칙이 20일부터 시행된다고 19일 밝혔다. 도산대지급금의 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 지급 범위가 기존 최종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확대되는 것이 핵심이다. 퇴직급여는 기존과 같이 최종 3년분까지 보장한다.
이에 따라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도산대지급금 최대 한도도 기존 2100만원에서 3150만원으로 1050만원 늘어난다. 기업 도산과 함께 장기간 임금 체불을 겪은 노동자의 생계 불안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실제 월 임금 350만원을 받던 35세 노동자가 퇴직 전 5개월간 총 1750만원을 받지 못한 경우 기존 제도에서는 연령별 상한을 적용해 930만원까지만 대지급금을 받을 수 있었다. 개정 제도를 적용하면 지급액이 1550만원으로 늘어 전체 체불액의 약 90%를 보장받을 수 있다.

체불 임금을 직접 청산하려는 사업주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체불청산지원 사업주 일반융자 한도는 기존 사업주당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노동자 1인당 한도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각각 상향된다.
대규모 체불 사업장을 위한 '특별융자'도 새로 도입한다. 신청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체불액이 2억원을 초과하고 융자 신청액의 120% 이상에 해당하는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요건을 충족하면 사업주당 최대 10억원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다. 금리는 담보대출 연 2.2%, 신용·연대보증은 연 3.7%다. 융자금은 사업주를 거치지 않고 체불 노동자의 계좌로 직접 지급된다.
정부는 사업주의 자금난이 대규모 임금 체불과 노동자의 생계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자발적인 체불 청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임금 체불 사업주는 엄중하게 대응하는 한편, 체불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산대지급금과 체불청산지원 사업주 융자제도를 대폭 확대했다”며 “성실하게 일했음에도 제때 정당하게 대가를 받지 못한 체불 노동자의 무너진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 정부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