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24일 장동혁 대표가 '당원 중심 정당'을 목표로 추진해온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안건 처리를 보류했다. 해당 안건은 이르면 다음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지만,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주 이틀 연속 열린 의원총회에서 취합한 의원들의 '반대' 의견을 장 대표에게 전달하면서 일단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도 합리적 방안을 찾아 다음 최고위에서 논의하자고 말했다”며 “다음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정당으로 변화하기 위해 당원 직선제 아이디어를 꺼냈지만, 일부에서 진정성을 왜곡해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원들과 최고위원들이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숙고할 것”이라며 “당협위원장 직선제가 후퇴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 대표가 추진하는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는 그동안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당협위원장을 선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당원들이 직접 당협위원장을 뽑도록 하는 방안이다. 대외적으로는 '여당과 제대로 싸우는 야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202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공천권을 조기에 행사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건을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강성 당원들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역 의원들은 당원들에게 당협위원장 선출권을 부여한다는 취지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전면 재선출에 나설 경우 당원 간 갈등이 불거져 지역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의원들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반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 역시 해당 방안이 전례가 없는 데다 절차상 문제가 있고,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당내 분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고위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목요일 최고위에서 저는 국민의힘 당규상 올해 짝수년도 8월 말까지 당협위원장을 재신임·재선출하게 돼 있고, 방식은 해당 지역의 전 당원 투표나 책임당원 투표 등으로 가능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그렇게 해서 당협이 새로워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 사실이 언론에는 제가 누구 편에 선 것처럼 왜곡되고, 누군가를 등졌다고 여기는 분들은 유튜브 방송 등으로, 문자로 저에게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며 “심지어 우리 원외 최고위원들이 당협위원장 자리 욕심 때문에 전원 교체를 주장했다는 억측도 있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열어놓고 국민께서 신뢰하는 방향으로, 우리 당원들께서 수긍하는 방향으로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