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삼성 DX, 성과급보다 먼저 답해야 할 것

류근일 기자
류근일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지난 21일, 서초사옥에서는 정반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 중심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가 집회를 열어 DX부문에 대한 합리적 평가와 보상을 요구했다. 임금 협상 타결, DX부문 적자 이후 뒤늦게 불거진 집단행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25일 뒤늦게 배포한 입장자료에서 동행노조는 “DX 적자 원인을 직원 성과와 분리해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첫 번째 요구로 내걸었다. 경영 판단 실패로 발생한 적자를 직원의 저성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성과급 차등 지급에 따른 불만이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로 번지기 시작했다.

노조 주장은 일견 이유가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모두 옳다고 하기도 어렵다. 각 사업부문 실적은 결국 임직원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실적과 보상을 완전히 분리한다면 성과급 제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다만, 삼성전자 DX가 처한 상황은 개별 직원 생산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은 전년보다 매출이 늘었지만 손익은 3조원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원가 부담이 적자의 주된 원인이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한쪽에서는 수십조원의 현금을 주주에게 배분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효율화와 비용 절감만 강조하는 것으로 비친다면 구성원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다.

노조 문제제기가 단순한 성과급 논쟁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한쪽 사업에는 이익 확대 요인이 되고 다른 사업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메모리 호황 과실이 모두 반도체 직원의 공으로 돌아가서도 안된다. DS노조가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삼성전자 DX노조,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1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삼성전자 DX노조의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8.21
     m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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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X노조,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1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삼성전자 DX노조의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 요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8.21 mon@yna.co.kr (끝)

이번 논란은 DX 적자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경영진은 삼성전자가 AX와 사업 재편을 통해 DX를 어떤 사업으로 바꿀 것인지, 그 과정에서 구성원에게 어떤 역할을 요구하고 어떤 성과를 함께 나눌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결국 삼성전자 DX 숙제는 다시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업이 되는 것이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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