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체 나이는 몇 살입니까⑦] 무릎에서 '뚝뚝'…소리가 아니라 통증을 들어야 할 때

분당서울대병원, 계단 내려갈 때 통증 원인 점검
연골 부담 줄이는 운동·체중 관리 방법 소개
부기·힘 풀림 동반 땐 관절 상태 확인 필요
보폭 짧아지면 허리·골밀도 함께 점검

주민등록증에 적힌 나이는 같아도 몸의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게 흐른다. 같은 60대라도 계단을 거뜬히 오르고 병뚜껑을 쉽게 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거나 근력이 크게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기억력 저하, 시야 변화, 소화 기능 저하 역시 단순한 '나이 탓'으로만 넘기기 어려운 신호일 수 있다.
의학에서 말하는 신체 나이는 하나의 숫자로 단정하기보다 현재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는지를 보여주는 종합 지표에 가깝다. 걷는 속도와 악력, 균형감각, 심폐 기능, 인지 기능, 영양 상태, 생활습관 등이 맞물려 개인별 노화 속도를 결정한다.
전자신문은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과 함께 '당신의 신체 나이는 몇 살입니까'를 주제로 10회 건강기획을 연재한다. 주민등록 나이와 신체 나이가 달라지는 이유를 시작으로 기억력과 뇌, 혈관과 심장, 폐 기능, 근육과 관절, 눈과 소화기 등 몸 곳곳에서 나타나는 노화의 신호를 짚는다. 마지막 회에서는 운동·식사·수면 등 일상에서 신체 나이를 늦추는 관리법을 살펴본다.
노화 자체를 멈출 수는 없지만 몸이 보내는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고 생활습관과 건강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일은 가능하다. 이번 기획은 숫자로 적힌 나이가 아니라 지금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건강한 노화를 준비하는 기준을 찾아본다.
범재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범재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무릎 소리보다 중요한 통증과 기능 저하

무릎을 굽히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나는 '뚝뚝' 소리 자체만으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통증 없이 나는 소리는 관절 안의 구조물이 가볍게 마찰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실제로 젊고 건강한 사람의 무릎에서도 이런 소리는 흔하게 들리며, 관절 손상을 직접적으로 의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소리와 함께 통증이나 부기가 동반되거나, 무릎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 들거나,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잦아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연골이 닳는 퇴행성 골관절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 건강은 소리 자체보다 통증과 기능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걱정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관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이 더 아픈 이유

계단을 내려갈 때는 올라갈 때보다 무릎 관절, 특히 무릎뼈인 슬개골 아래쪽 연골에 더 큰 하중이 실린다.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무릎을 구부리며 몸이 아래로 내려가는 충격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연골이 닳아 있는 경우 이 하중을 충분히 견디지 못해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무릎 골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내리막길을 걸을 때 통증을 더 크게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통증이 반복된다면 무릎 주변, 특히 허벅지 앞쪽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 운동으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근육이 나눠 흡수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을 보호하면서 근육을 키우는 운동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육을 키우려면 물의 부력이 체중 부담을 덜어주는 수영이나 물속 걷기, 무릎에 충격이 적은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이 도움이 된다. 근력운동으로는 무릎을 심하게 굽히지 않는 범위에서 하는 다리 들어 올리기, 벽에 등을 기대고 무릎을 살짝만 굽히는 벽 스쿼트 등이 있다. 이 운동들은 무릎 주변 근육, 특히 허벅지 앞쪽 근육을 강화하면서도 관절에 실리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운동 전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 주변 조직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중 뻐근하거나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멈추고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처음에는 전문가나 재활의학과의 지도를 받아 본인 관절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와 범위를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체중 감량이 줄이는 무릎 부담

걸을 때 무릎에는 체중의 3~4배에 가까운 하중이 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단을 내려가거나 뛸 때는 이보다 더 큰 하중이 실릴 수 있다. 체중이 1kg만 줄어도 걸을 때 무릎이 받는 부담은 3~4kg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5kg을 감량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상당히 덜 수 있다.

이 때문에 무릎 골관절염이 있는 사람에게 체중 관리는 약물이나 주사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치료 방법의 하나로 권장된다. 무리한 단기 다이어트보다 식습관 개선과 관절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병행해 서서히, 꾸준히 체중을 줄이는 것이 무릎 통증 완화와 장기적인 관절 건강 유지에 더 효과적이다.

통증이 없어도 검사가 필요한 경우

당장 통증이 없더라도 무릎에서 나는 소리가 심해지고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거나, 오래 걷고 난 뒤 붓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관절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과거 무릎 부상이나 수술을 겪은 적이 있다면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관절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등산이나 축구처럼 무릎에 부담이 큰 운동을 즐기는 경우에도 관절이 더 빨리 손상될 수 있다. 연골 상태는 X-ray나 필요 시 MRI로 확인할 수 있다. 근력운동과 체중 관리, 생활습관 교정을 함께 시행하면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허리가 굽고 보폭이 짧아지는 원인

나이가 들면서 척추뼈 사이 디스크의 수분이 줄면 완충 역할이 약해진다. 척추를 지지하는 허리와 배의 근육이 함께 약해지면 허리가 앞으로 굽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골다공증으로 척추뼈에 작은 압박골절이 반복되면 척추뼈 높이가 조금씩 낮아져 허리가 더 굽고 키가 줄어들기도 한다.

이런 압박골절은 특별한 통증 없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자세가 변형될 수 있다. 허리와 골반이 굽으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고, 균형을 잡기 위해 자연스럽게 보폭이 짧아지며 걸음도 느려진다. 이는 낙상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척추 주변 코어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과 함께,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골다공증 검사를 통해 뼈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자세 변형과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도움말: 범재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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