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다시 전직 대통령을 찾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원 연찬회 참석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만나 '보수 결집'에 힘을 싣고 있다. 거대 여당에 맞서 보수를 하나로 모으겠다는 취지다.
장동혁 지도부는 최근까지도 단일대오를 강조해왔다. 연찬회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도 “소수일수록 뭉치고 단합해야 한다”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일치단결을 당부했다. 정부의 실정을 견제하고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하는 제1야당 입장에서 내부 결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처럼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과 비당권파 징계 등을 둘러싼 파열음이 여전하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지도부 중심의 단합'만 반복해 외친다면 다른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한 강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연찬회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됐다. 박 전 대통령의 '지도부 중심 단합' 메시지를 두고 일부 의원과 당직자 사이에 불편한 반응이 나왔다. 강성 지지층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무조건 뭉치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단합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단단하게 뭉치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뭉치느냐다. 정부·여당에 반대하기 위해, 혹은 당내 다른 목소리를 제압하기 위해 뭉치는 것으로는 외연을 넓힐 수 없다. 지지층 결집에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돌아선 민심까지 되찾기는 어렵다.
국민이 야당에 기대하는 것은 모두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아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조율해 더 나은 답을 만들어내는 정치다. '반대를 위한 단합'이 아닌 '대안을 위한 단합'이 필요한 이유다. 보수 결집의 성패 역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느냐가 아니라, 그렇게 모여 국민에게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물리적으로 한데 모이는 것만으로는 민심을 움직일 수 없다. 국민의힘이 외쳐온 '단합'이 진정한 화학적 결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남는 것은 '우리끼리 뭉치자'는 구호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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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