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을 신설하고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발탁했다.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3대 메가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 또한 간판 부처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국토교통부도 있다. 그런데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프로젝트를 챙길 첫 인물은 기후부에서 나왔다.
상징성이 작지 않다. 메가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퍼즐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인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기술과 자본, 투자 의지가 있다. 정부가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공장을 지을 땅도 마련된다. 문제는 전기와 물이다. 아무리 좋은 공장을 지어도 전력과 용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가동할 수 없다. AI 데이터센터도 마찬가지다. 산업 프로젝트이면서 거대한 에너지·물 인프라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 보좌관 이력도 이와 맞닿아 있다. 옛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정책과장과 소재부품장비협력관을 거쳐 일본 수출규제 대응의 일선에 있었다. 이후 전력산업과장과 에너지정책관 등을 거쳐 기후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으로 전력산업과 전력망, 원전·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했다.
기후부에는 무거운 숙제가 떨어졌다. 대통령이 메가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겠다고 한 만큼, 전력망 건설 지연이나 용수 부족은 더 이상 개별 부처 현안에 머물기 어렵다. 산업부·국토부와 지방정부, 한전과 기업까지 얽힌 이해관계를 조정해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해야 한다.
이제 관건은 실행이다. 기업의 기술과 투자, 정부의 산업정책과 부지 조성만으로 메가프로젝트는 완성되지 않는다. 초대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은 대통령을 보좌하며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움직이는 전력과 용수라는 '혈관'을 책임져야 한다. 메가프로젝트의 성패는 청사진의 크기가 아니라, 그 청사진을 현실로 옮기는 실행력에서 갈린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