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교유착' 한학자 징역 2년…핵심 혐의 유죄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법원은 이날 한 총재의 선고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2026.8.31 [공동취재]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법원은 이날 한 총재의 선고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2026.8.31 [공동취재]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심에서 총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한 총재가 통일교의 교세 확장을 위해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하고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건네며 현안을 청탁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31일 한 총재의 선고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5년, 나머지 범행에 징역 8년을 각각 구형했다.

한 총재에게 실형이 선고됐지만 건강 악화에 따른 구속집행정지 효력이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이날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되지는 않았다.

함께 기소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게는 징역 6개월이 선고됐다. 한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모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청탁금지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한 총재 등의 핵심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우선 한 총재와 정씨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인정했다.

2022년 7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전달한 목걸이와 샤넬백, 같은 해 4월 김 여사에게 선물한 또 다른 샤넬백의 구매대금을 교단 자금으로 보전받은 업무상 횡령 혐의 역시 인정했다.

2022년 3월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 정씨가 통일교 단체 자금 1억여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다만 이를 위해 교단 자금 2억1000만원을 선교지원비로 허위 회계 처리해 교회 5개 지구에 송금한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한 총재와 정씨가 2022년 10월께 한 총재 등의 카지노 원정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입수한 뒤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와 교단 자금으로 2022년 5∼7월 네팔과 세네갈 정치인에게 선거자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7억8700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에는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김건희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통일교의 자금력을 앞세워 대선을 교세 확장 기회로 보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통일교 측 청탁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한 총재에 대해서는 “통일교 정점에 있는 사람으로 그 지위와 역할, 윤영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윤영호가 주도적으로 계획한 범행을 개략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개인적 이익이 아닌 교세 확장을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범행을 주도·계획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통일교의 유·무형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사실에 부합하게 증언했고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앞서 김 여사와 권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별도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은 상태다. 이번 사건에서는 국민의힘 쪼개기 후원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일부 횡령 혐의만 재판 대상이 됐다.

통일교는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통일교는 “국민들께 큰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데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한학자 총재가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불법적 목적을 인식하고 승인했다는 판단은 결코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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