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민번호 'CI' 제도개선 제자리걸음…업계는 '유효기간제' 도입 촉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주민등록번호'로 불리는 연계정보(CI) 제도 개선 논의가 대규모 유출 발생 후 1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CI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통신사와 신용평가사 등 인증 관련 업계에서는 일정 기간마다 기존 값을 폐기·재발급하는 '유효기간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3월 업계 관계자들과 회의 이후 CI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그 사이 티빙에서 CI가 포함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행 CI 관리 체계를 서둘러 손봐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CI는 주민등록번호를 암호화해 만든 고유 식별값이다. 온라인에서 중복 가입을 막고 본인을 확인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여러 웹·앱 서비스에서 동일인 식별값으로 활용된다. 한 사람에게 하나의 값이 부여되고 한번 생성되면 사실상 변경이나 폐기가 어렵다. 문제는 CI가 온라인 공간에서 개인식별이 가능한 주민등록번호처럼 활용돼 스미싱·명의도용 대출 등 2차 금융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건 고객 정보가 유출되고, 통신사 해킹, 티빙 해킹에서도 수천만개 CI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보안 우려가 더욱 커졌다. 방미통위가 제도개선 논의에 나섰지만, 롯데카드 사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제도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신사와 신용 평가사, 전문가는 정부와의 논의 과정에서 '유효기간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존 CI를 폐기하고 새로운 값을 발급해 외부로 유출된 값이 계속 사용되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방미통위도 유효기간제를 주요 제도 개선 방안으로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도입을 법 개정으로 추진할지,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한지를 두고 실무 검토를 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는 고시 개정을 통한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실제 관세청은 해외제품 통관시 CI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개인통관부호 관련 고시를 개정해 유효기간 1년을 도입하고, 도용 정황이 확인되면 직권으로 사용을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기혁 중앙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지난해 유출된 CI가 아직도 유통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미통위가 계속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시 개정을 통해 빠르게 안전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 유출 위험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CI 유출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문제 제기가 있는 만큼 기술·정책·법률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표] 연계정보(CI) 제도.
[표] 연계정보(CI) 제도.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