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해외건설 사업 참여 방식을 투자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공사를 따내 시공대금을 받는 데 그쳤던 도급 중심에서, 사업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투자 수익을 확보하고, 국내 건설사의 시공 참여까지 연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 리튬·붕소 개발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후 다른 해외건설 사업에도 투자 참여를 검토 중이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투자개발사업 설명회 이후 참여 수요를 제출한 국내 기업과 현지 사업주 간 매칭·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초 미국 정부로부터 제안받은 사업 가운데 일부는 투자 검토 단계까지 넘어갔다. 국토부는 네바다 사업에 이은 후속 성과를 연내 가시화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수주 방식의 출발점은 미국 네바다주 리튬·붕소 광산·정제시설 개발사업이다. 총사업비 약 3조원 규모로, 미국 정부의 저리 정책금융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투자를 결합하고 국내 건설사의 사업 참여를 연계하는 구조다. 정부가 사업을 발굴하고 현지 정책금융으로 사업성을 뒷받침하면 KIND가 투자자로 참여해 국내 기업의 시공 기회까지 넓히는 방식이다.
네바다 사업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참여가 추진되고 있다. 한국 측은 KIND 투자를 검토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 참여를 연계 조건으로 제시했고 미국 사업주도 이를 받아들였다. 투자자로 참여해 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건설사의 신규 시공 물량까지 만들어내는 셈이다.
기존 도급형 해외건설과 다른 점은 수익원이 하나 더 생긴다는 데 있다. 국내 기업이 공사비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KIND가 사업 투자자로 참여해 투자수익을 확보한다. 특히 미 에너지부가 제안한 사업에는 현지 저리 정책대출 승인을 받은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사업 초기부터 금융 조달의 불확실성을 낮춰 투자수익과 국내 기업 시공을 함께 노릴 수 있는 구조다.
후속 사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달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측이 제안한 사업을 소개한 뒤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과 현지 사업주를 연결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초 발굴한 사업 일부는 투자 검토에 착수했으며, 이후 추가로 제안받은 프로젝트 가운데서도 협의가 진전된 사업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미국에서 확인한 투자·시공 결합 모델을 다른 해외 투자개발사업으로 넓힐 방침이다. 단순히 수주액을 늘리는 데서 벗어나 정책금융과 공공투자를 활용해 국내 기업이 사업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고, 시공과 투자수익을 함께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둔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공 수주만이 아니라 투자까지 동행해 투자수익도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라며 “연초 발굴한 사업 일부는 투자 검토가 진행되고 있으며 후속 사업도 협상이 진전되고 있어 연내 추가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