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에 '4단계·AX' 도입…겨울철 신종 구제역 SAT1 유입도 대비

지난 7월 대구 군위군 한 한우 축사에서 대구시 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들이 구제역 예방을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대구 군위군 한 한우 축사에서 대구시 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들이 구제역 예방을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대형 산란계 농장에 출입 인력·차량 사전등록제를 도입하고 24시간 무인통제초소 100여개소 구축에 나선다. 내년에는 출입통제부터 조기탐지·스마트진단까지 묶은 인공지능 전환(AX) 방역체계가 새로 가동된다. 중국·몽골까지 번진 신종 구제역 SAT1형에 대비해서는 백신 3200만두분을 확보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국무총리 주재 제14회 국가정책조정위원회에서 '2026~2027년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고병원성 AI와 구제역(FMD),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대상으로 특별방역체제에 들어간다.

올해는 해외에서 위험 신호가 먼저 커졌다. 올해 1~8월 해외 야생조류 AI 발생은 2957건. 지난해 같은 기간 1432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그동안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SAT1형도 아시아로 번져 중국에서 지난 3월 2건, 몽골에서 5~8월 3건이 확인됐다. ASF는 야생멧돼지에 더해 혈장단백 유래 사료가 새로운 전파경로로 지목됐다.

AI 방역의 최우선 관리 대상은 산란계 농장이다. 지난 겨울 전체 발생 62건 가운데 절반인 31건이 산란계 농장에서 나왔다. 이 중 17건은 10만수 이상 대형 농장에 몰렸다.

이에 기존 '거점소독시설→농장 입구→축사'로 이어지던 3단계 방역체계를 대형 산란계 농장에 한해 4단계로 높인다. 새로 추가되는 것은 차량·인력 사전등록이다. 가축 상하차반이나 백신 접종반처럼 농장을 자주 드나드는 인력은 방문 7일 전에 등록해야 한다. 이동 동선과 출입 정보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사람이 지키던 방역 현장에는 디지털 기술을 더한다. 대형 산란계 농장과 밀집단지 등을 중심으로 폐쇄회로(CC)TV 기반 무인통제초소 100여개소를 구축, 새벽 등 취약시간대까지 출입차량을 24시간 확인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내년에는 '방역 AX 통합패키지'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 출입통제·소독·기록관리·조기탐지·스마트진단 등 5개 분야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다.

지역 방역망 역시 발생 이력을 중심으로 다시 짠다. 최근 10년간 AI가 발생했던 95개 시·군·구에는 농가 분포와 축산차량 동선, 철새도래지와의 거리 등을 반영한 맞춤형 관리체계를 적용한다. 기존 산란계 밀집단지 12곳에 더해 지난 겨울 발생이 많았던 평택·화성과 천안 서북부까지 집중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3년 연속 발생한 김제는 사육밀도를 낮추고 출입차량 동선을 별도로 지정하는 특별관리에 들어간다.

구제역 방역은 기존 O형 관리와 SAT1형 유입 차단을 동시에 실시한다. SAT1형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인천·경기·강원 접경지역 농장과 종축은 지난 7월 사전접종을 마쳤다. 준위험지역 28개 시·군까지 내년 초 접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백신은 올해 말 1000만두분을 우선 확보한다. 내년까지 비축량을 3200만두분으로 늘리면 소 등 우제류 전체를 두 차례 접종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

ASF에서는 새로운 전파경로 관리가 추가됐다. 올해 1~8월 야생멧돼지 ASF 검출은 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건의 약 4배에 달한다. 특히 화천·춘천·충주·포천·가평 5개 지역에서 전체의 74.6%인 147건이 집중됐다. 이들 지역에는 열화상 드론·차량과 탐지견, 수색반을 투입한다. 신규 검출지역인 울산과 고령에는 포획 트랩 150개를 추가한다.

돼지 혈액으로 만든 혈장단백 유래 사료도 관리망에 들어왔다. 전국 도축장 64곳의 출하돼지와 혈액저장소 36곳에서 시료를 검사, 오염된 혈액이 사료 원료로 넘어가는 단계부터 차단한다. 해외 유입 경로는 국경과 유통 현장을 함께 조인다. ASF 발생국 항공노선에 엑스레이(X-ray) 검색과 탐지견을 집중 배치하는 한편 외국 식료품점 단속 횟수를 연 2회에서 4회로 늘린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올해는 해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증가하고 새로운 유형의 구제역이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등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산란계 농장 등 고위험 농장과 지역을 집중 관리하고 발생 시 전파 위험도를 고려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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