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 규모가 5년 후 2000조원에 달하고 경쟁의 무게중심이 개별 반도체 성능에서 랙 단위 시스템 최적화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의 '2026년 데이터센터 반도체 트렌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약 두 배 성장할 전망이다. 이후에도 시장 규모는 계속 확대돼 2031년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욜그룹은 AI가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면서 데이터센터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가치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시스템 성능이 그래픽처리장치(GPU)나 가속기 하나의 성능만으로 결정되던 시대를 지나 경쟁 단위가 칩에서 서버와 랙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엔비디아 NVL576, AMD 헬리오스, 아마존웹서비스(AWS) NL72, 구글 아이언우드 등 주요 AI 인프라는 연산 칩과 메모리, 네트워크 등을 하나의 랙 단위로 구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욜그룹은 이 같은 변화가 연산 성능뿐만 아니라 메모리 대역폭, 데이터 전송 속도, 전력 효율까지 시스템 차원에서 최적화하려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는 메모리를 꼽았다. AI 가속기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서버용 D램 가격도 상승하면서 메모리 부문이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첨단 패키징·광 인터커넥트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HBM 로드맵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데이터센터 내부 데이터 전송 성능이 연산 성능만큼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다.
전력 역시 새로운 가치 창출 영역으로 꼽았다. AI 랙의 소비전력이 2030년 전후 1메가와트(MW)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800V 기반 고전압 전력 공급과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직접 액체냉각 기술의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릭 무니에르 욜그룹 수석 분석가는 “AI는 데이터센터를 전체 시스템 차원의 문제로 변화시켰다”며 “이제 성능은 칩이 아닌 랙 단위로 판매되며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광학 기술, 전력 효율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