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접근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서울 소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은 대형 아파트보다 2배 이상 컸다.
23일 KB부동산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지난달 소형 아파트 지수는 111.16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상승했던 2021년 12월의 100.97과 기존 최고치였던 2022년 6월 101.57을 모두 크게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 흐름은 한 달도 끊기지 않았다. 1월 지수를 100으로 놓았을 때 2월 101.82, 3월 103.82, 4월 105.34, 5월 106.57, 6월 108.02, 7월 109.48을 거쳐 8월에는 111.16까지 올라섰다. 8개월 만에 11.16% 상승한 것이다.
면적별 격차도 뚜렷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소형 아파트 지수는 93.76에서 111.16으로 18.6% 뛰었다.
같은 기간 중소형은 94.34에서 107.77로 14.2% 상승했고, 중대형은 94.93에서 105.57로 11.2% 올랐다. 중형은 94.89에서 104.05로 9.7%, 대형은 94.89에서 102.53으로 8.0% 오르는 데 그쳤다.
소형 아파트의 상승률은 대형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권에서 소형 아파트의 오름폭이 더욱 컸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올해 8월 강남 11개구의 소형 아파트 가격지수는 92.49에서 110.43으로 19.4% 상승했다. 강북 14개구 역시 94.82에서 111.76으로 17.9%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 아파트의 상승률은 강남 11개구 7.7%, 강북 14개구 9.0%에 머물렀다. 소형과 대형의 상승률 차이는 강남권에서 11.7%포인트, 강북권에서 8.8%포인트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집을 사기 위해 마련해야 할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겹친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서울 거주를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구매 비용이 낮은 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임대차 시장의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전월세 물건이 줄고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실거주 수요 일부가 매매시장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 과정에서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서울 밖으로 이동하기보다 주택 규모를 줄여 매입 부담을 낮추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월세 매물 부족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중소형 주택을 찾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