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현 전 금호전기 CTO “빛, 의료·바이오헬스 핵심 기술로 진화”

35년간 광원기술 연구…LED 넘어 근적외선·광영상으로 응용 확대
“광원·센서·AI·의료기술 융합해야…한국 광전자 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
김병현 전 금호전기 CTO
김병현 전 금호전기 CTO

조명과 디스플레이 산업을 발전시킨 '빛'이 의료와 바이오헬스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정 파장의 빛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인체에서 얻은 광학 정보를 분석해 생체정보 측정과 의료진단 등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35년간 광원기술을 연구한 김병현 금호전기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앞으로 광기술은 의료와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기반기술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CTO는 1985년부터 2020년까지 금호전기에서 연구소장과 종합기술원장, CTO 등을 맡았다. LCD용 냉음극관 국산화와 10만 시간 장수명 고효율 형광램프, 52인치 LCD TV용 백라이트 등을 개발했다. LED 미용·발모기와 비타민D 생성용 광원, 식물재배용 LED 등으로 연구 영역을 넓혔으며 광원기술 분야에서 55건의 발명특허를 출원·등록했다.

-35년 동안 연구하면서 빛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나.

▲불과 전기를 거쳐 백열등, 형광등, LED로 발전하면서 빛은 인류 문명과 산업을 변화시켰다. 이제는 어둠을 밝히는 에너지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이해하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광기술을 주목하는 이유다.

-빛을 의료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원리는 무엇인가.

▲빛은 파장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작용이 다르다. 청색광과 적색광, 근적외선 등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다. 이를 정밀하게 제어하면 피부·두피 관리에서 생체정보 측정과 의료진단까지 활용할 수 있다. 핵심은 밝기가 아니라 필요한 파장과 조사량, 발열, 안전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제어하느냐다.

-특히 주목하는 분야가 있다면.

▲근적외선(NIR)을 이용한 광영상 기술이다. 근적외선은 인체 조직을 비교적 깊이 통과하고 혈액과 수분, 지방 등에 따라 흡수와 산란 특성이 달라진다. 이를 광센서와 영상처리 기술로 분석하면 혈류와 산소포화도 같은 생체정보를 비침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아 반복적인 관찰과 모니터링에도 장점이 있다. AI 영상분석과 결합하면 웨어러블 헬스케어와 재택의료 등으로 응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이 광의료 분야에서 갖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LED, 광센서 등 광전자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축적했다. 이제 이를 의료·바이오헬스와 연결해야 한다. 광원과 센서, AI, 의료기술을 융합하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한다면 새로운 성장산업을 만들 수 있다.

-산업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의료기술은 가능성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객관적인 연구와 임상시험, 안전성 검증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과학은 검증을 통해 발전하고 산업은 신뢰를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광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나.

▲미래 경쟁력은 더 밝은 빛을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빛을 얼마나 가치 있게 활용해 국민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느냐가 중요하다. 35년간 빛의 변화를 지켜봤다. 이제 대한민국이 축적한 광전자 기술을 의료와 바이오헬스 산업으로 연결할 때다. '빛으로 사람을 살리고 산업을 키우는 나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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