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남편의 역할은 병원에 동행하거나 출산용품을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내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살피고 검사 결과를 함께 이해하며, 위험 신호가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의료진과 연결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임신 기간에 나타나는 몸의 변화와 검사 결과를 부부가 함께 이해하고 대처 방법을 미리 알아두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은 산모 혼자 감당하는 과정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배우고 준비해야 할 여정이다. 남편이 입덧과 통증, 불안과 피로를 이해하고 일상을 나눌수록 산모는 건강관리와 회복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전자신문은 쉬즈메디병원과 함께 '아빠도 함께하는 임신·출산 10개월'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임신 확인 직후 준비해야 할 일부터 입덧 식사, 산전검사 일정, 출혈·복통 대처, 임신성 당뇨 식단, 임신중독증 혈압 관리, 운동·여행 안전수칙, 출산가방과 병원 이동, 분만 과정, 산후 회복과 우울증 신호까지 차례로 살펴본다.
임신·출산 과정에서 부부가 흔히 겪는 궁금증을 풀고, 예비 아빠가 알아야 할 핵심 정보와 즉시 진료가 필요한 증상을 쉬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을 확인하면 기쁨과 걱정이 동시에 찾아온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지, 평소 복용하던 약은 괜찮은지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이때 남편이 진료 일정과 생활환경을 함께 챙기면 아내의 불안을 덜고 임신 초기의 변화를 차분히 준비할 수 있다.
임신테스트기 양성 직후에는 초음파에서 임신낭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기준으로 임신 5~6주 무렵이면 자궁 안의 임신낭과 난황을 확인할 가능성이 커진다. 배란일이 늦었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면 확인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
양성 결과를 확인하면 병원에 연락해 첫 진료 시점을 정하는 것이 좋다. 출혈이나 한쪽으로 치우친 심한 복통, 어지럼증이 있다면 예약일을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외임신 등 조기 확인이 필요한 상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첫 진료에 동행해 임신 주수와 예정일, 다음 검사 일정을 함께 듣는 것이 좋다. 임신낭이 확인되면 임신확인서를 발급받아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신청도 준비할 수 있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 위험을 낮추는 데 필요한 영양소다. 임신을 준비할 때부터 하루 400마이크로그램(㎍) 이상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임신을 확인한 뒤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제품마다 함량이 다르고 고용량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복용량은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철분과 비타민D, 오메가3 등은 모든 임신부가 같은 시점에 같은 양을 먹는 것은 아니다. 혈액검사 결과와 식사 상태, 기존 질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남편은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사기보다 현재 복용 중인 영양제 목록을 정리해 진료 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여드름약이나 감기약, 소화제 등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이름과 용량을 확인해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알려야 한다. 처방약을 임의로 중단하면 기존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임신 사실을 알리고 계속 복용할지, 다른 약으로 바꿀지 결정해야 한다.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면 치과에도 임신 사실을 전하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는 피하고 간접흡연 환경도 없애야 한다. 남편이 금연과 절주를 함께 실천하고 무거운 물건 들기와 집안일을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임신 초기 남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모든 것을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충분히 쉬고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곁에서 준비하는 일이다.
도움말: 박재선 쉬즈메디병원 원장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