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AI 시대, 지역 격차 줄여야

정치연 정치정책부 기자
정치연 정치정책부 기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숙제였다. 일자리와 기업, 교육과 인구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지역 소멸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격차가 하나 더해지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I) 격차'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생성형 AI 경험률은 2024년 33.3%에서 지난해 44.5%로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도시의 경험률은 12.8%포인트(P) 늘어난 반면 농어촌은 4.2%P 증가에 그쳤다. 도농 격차가 3.9%P에서 12.5%P로 세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AI가 일터로 들어오면서 나타나는 격차다. 서울의 업무 중 AI 사용률은 42%였지만 부산·울산·경남과 대전·세종·충청은 31%에 머물렀다. 기업의 AI 활용률도 수도권 11.8%, 비수도권 4.6%로 큰 차이를 보였다.

AI는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핵심 수단이다. AI 활용 기회의 차이는 결국 지역의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수도권 기업은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지방 기업은 활용 기회조차 부족하다면 앞으로 지역 격차는 더 고착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인터넷망을 전국에 깔아 정보격차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지역의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AI가 보급됐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통해 사는 곳과 관계없이 실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냐는 것이다.

AI 시대의 균형발전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데이터센터나 연구시설을 지방에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 기업과 주민이 실제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인프라, 산업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AI 기본사회의 시작은 기술의 접근성뿐 아니라 활용의 격차를 줄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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