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한국전력공사에 지원할 국비가 2036년까지 46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예산처 미래대응기금 사업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내년도 한전 지원 예산은 9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별로는 △한국전력공사 출자 5000억원 △전기요금 복지·특례 지원 3500억원 △수요유치형 변전소 구축 658억원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196억원 △지중화 지원 27억원 △ESS 설치·보급 24억원이다.
수요유치형 변전소 구축사업에는 2035년까지 20조5746억원이 투입된다. 사업비 전액을 국고로 지원하는 구조다. ESS 설치·보급 3조9520억원과 전기요금 복지·특례 지원 1조7500억원도 전액 국비로 충당한다.
총사업비가 가장 큰 사업은 30조9228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지중화 지원사업이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과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적기 공급을 위해 초고압 송전선로 등을 지하에 설치하는 사업이다. 기존 12조6000억원 규모의 계획에 정부 지원 18조3000억원을 더해 지중화 구간을 당초보다 418㎞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박 의원은 지중화 선로 설치비가 지상 선로보다 최대 12배 비싸다고 지적했다.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사업에는 총사업비 2조1690억원 중 1조5183억원을 국비로 지원한다. 지중화·변전소·해상풍력 등 3개 사업은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았다.
박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대규모 재정 지원에 따른 연도별 투자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 3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약 53조7000억원, 국비 지원액은 약 40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사업설명자료의 중기재정계획란에는 모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됐다.
박 의원은 “수십조원 혈세를 지원하는 사업이 제출 의무가 있는 연도별 계획조차 없이 예산이 편성됐다”며 “총사업비를 균등 배분으로 단순 추산만 해도 약 20조8500억원이 2030년 이재명 정부 임기까지 한전에 지원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전기요금 복지·특례 지원도 미래대응기금에 신규 편성됐다. 전기요금 복지할인 1970억원, 초·중·고 냉방비 1313억원, 염전·미곡 전기료 130억원 등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박 의원은 “수십조원 혈세로 송전선을 땅 밑에 깔고 변전소와 해상풍력 설비까지 지어주면서 예타는 면제하고 사업성 분석은 단 한 줄도 없다”며 “반도체 기업 덕에 벌어들인 수백조원 혈세를 오직 호남권 등 메가프로젝트에 쏟아붓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