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주의 한 고교 크로스컨트리 대회에서 여학생 선수 10여명이 남학생으로 태어난 선수가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데 반발해 경기를 포기했다.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계열 스포츠매체 아웃킥에 따르면 워싱턴주 스카이뷰고 소속 찰리 개릿과 시에라 레츨라프 등 여학생 선수들은 지난 13일 열린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출발 신호가 울린 뒤 몇 m만 걸은 뒤 코스를 빠져나왔다.
이들은 시즌 초 남자부에서 뛰었던 선수가 여자부 대표 경기로 출전한 데 항의하기 위해 이 같은 행동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레츨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 선수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게 옳거나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릿도 “출발선에 서는 모든 여자 선수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선수는 팔과 다리에 '여성 스포츠는 여성에게'라는 취지의 문구를 바디페인팅으로 적고 경기에 나섰다.
문제가 된 선수는 지난달 5일 남자 주니어 대표 경기에서 76위를 기록한 뒤 같은 달 29일 여자 대표 경기에서는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릿과 레츨라프는 스카이뷰고 소속이고, 해당 선수는 카마스고 소속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카마스고 일부 여학생 선수들도 항의에 동참해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츨라프의 부모도 현장에서 딸을 지지하는 팻말을 들었지만, 학교 측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제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츨라프의 아버지는 행사장에서 퇴장 조치를 당했다.
카마스 교육구는 현재 워싱턴주 고교체육협회 규정과 주법을 따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워싱턴주에서는 오는 11월 3일 학생 스포츠 참가 기준을 둘러싼 주민투표가 예정돼 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생물학적 남성으로 규정되는 학생은 일부 여자부 학교대항 경기 출전이 제한되고, 출전을 위해 의료기관의 생물학적 성별 확인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주민투표가 통과되더라도 시행은 선거 30일 뒤부터라 오는 11월 7일 열리는 주 크로스컨트리 선수권대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사안을 두고는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과 성별 정체성에 따른 학생의 스포츠 참여 권리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