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없는 시신'으로 발견… 르완다 대통령 비판한 전직 군인 유튜버였다

르완다 정부를 공개 비판해 온 전직 군인이자 유튜버 로버트 카베라. 사진=Uganda Observer 캡처
르완다 정부를 공개 비판해 온 전직 군인이자 유튜버 로버트 카베라. 사진=Uganda Observer 캡처

르완다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전직 군인이자 유튜버가 망명한 우간다에서 참수된 채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B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간다 경찰은 수도 캄팔라 인근 루왈라 마을에서 머리가 사라진 50세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유족들은 시신의 신원을 전 르완다군 부사관 로버트 카베라로 확인했다. 경찰은 살해 시점을 지난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로 추정했으며, 사라진 머리를 수색하고 있다.

카베라는 르완다군에서 복무하다 수년 전 르완다를 떠나 우간다로 망명한 인물이다. 군 복무 당시에는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았지만 이후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과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구독자 14만4000여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메이저 로버트 TV'를 운영하며 카가메 대통령과 르완다 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다수 올렸다. 반정부 정치인 빅투아르 잉가비레를 지지하는 노래를 소개하기도 했다.

카베라는 르완다를 떠난 뒤 미성년자 관련 범죄 혐의로 지명수배됐으나 해당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의 가족은 이 사건이 정치적 탄압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베라의 형 빅터 아가바는 AFP에 “우간다에서 로버트는 누구와도 문제가 없었다”며 “문제는 고향에서 시작됐다. 군이 그를 상대로 형사 사건을 만들었고, 이는 마녀사냥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까지 카베라의 피살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베라의 아내도 BBC에 가족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섭다. 아이들과 나는 안전하지 않다”고 전했다.

카베라의 사망 이후 망명 반정부단체 르완다국민회의(RNC)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RNC는 “그의 목소리는 사라졌고, 해외에 있는 르완다인들은 이제 어디에서 안전할 수 있는지를 묻게 됐다”고 밝혔다.

르완다 반정부 인사가 해외에서 피살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전 르완다 정보기관 수장이자 카가메 대통령 비판자로 돌아선 패트릭 카레게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한 호텔에서 교살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2021년에도 르완다군 출신 레보카트 카레망잉고가 모잠비크에서 총격으로 숨졌고, 같은 해 반정부 인사 세이프 밤포리키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피살됐다.

우간다 경찰은 카베라의 정확한 사망 경위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현재까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