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스마트폰처럼 위장한 접이식 권총이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겉모습은 카메라가 여러 개 달린 휴대전화와 비슷하지만, 펼치면 실제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총기로 변하는 구조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남아공 케이프타운 경찰은 지난 15일 새벽 마넨버그 지역에서 마약 판매 혐의를 받는 남성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모양으로 위장된 권총을 압수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권총은 베이지색 스마트폰을 닮은 외형으로 접혀 있다. 한쪽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원형 장식 3개가 달려 있으며, 손잡이 부분을 펼치면 방아쇠와 총기 몸체가 드러나는 형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 총기는 .22구경 탄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총기 전문가들은 총열이 짧은 구조여서 정확도가 높지 않고, 약 3m를 넘는 거리에서는 목표물을 맞히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프타운 당국은 이 같은 형태의 권총이 현지 단속 과정에서 압수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용의자의 몸과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총기와 함께 메스암페타민(필로폰) 3봉지와 불법 마약류 '만드락스'(Mandrax) 반 알도 발견했다.
장피에르 스미스 케이프타운 안전·보안 담당 시장위원은 “15일 오전 3시30분쯤 주민들로부터 팸로드 일대에 마약 판매가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경찰이 용의자와 차량을 수색한 결과 휴대전화와 비슷하게 생긴 금지 총기와 마약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사건은 남아공 경찰에 넘겨져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휴대전화로 위장한 총기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영국 런던경찰청은 휴대전화 키패드 버튼을 누르면 .22구경 탄환 4발을 발사할 수 있는 총기를 압수한 바 있다.
두 달 전에는 호주 브리즈번 경찰이 단속 과정에서 접으면 스마트폰처럼 보이는 검은색 권총 2정을 압수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미국의 한 발명가가 손잡이를 접으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과 비슷한 형태가 되는 권총 '아이디얼 컨실(Ideal Conceal·스마트폰 모양 접이식 권총)'을 제작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미국 총기규제 단체들은 일반 휴대전화와 혼동될 가능성을 들어 강하게 비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