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추격자와 파괴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10/21/news-p.v1.20261021.449fd8677ff44dc6bdc886325fd8aaeb_P1.jpg)
최근 며칠 사이에 산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온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하나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연말까지 '4F스퀘어(4F)²' D램을 이용한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제품을 내놓는다는 소식이다. 4F²는 현재 D램 제조 핵심 구조인 '6F²'보다 메모리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용화를 추진 중인데 CXMT가 한발 앞서 상용화를 발표한 것이다.
언론 보도 다음 날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7.39%, SK하이닉스는 10.09%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6%대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주가 변화에는 중국 반도체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다른 하나는 테슬라가 공중을 나는 차세대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선보였다는 소식이다. 로드스터는 팬 흡입 시스템을 이용해 C자형 경사로에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냉각 가스 추진기를 활용해 공중에서 차체를 뒤집고 바닥에서 허공으로 뛰어오르는 장면이었다.
개발하기에 따라 충분히 더 긴 시간도 비행이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인터넷에서는 로드스터의 비행 기능을 실제 도로에서 이용하기엔 제약이 많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자동차 사고 대응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상상만 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현실화에 경외심을 표하는 반응이 많았다.
며칠 사이에 전해진 두 기업의 소식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금 우리에게는 발 빠른 추격자에 대한 경계와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D램 분야에서 CXMT는 '추격자'다. 지난 2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7%를 넘어섰다. 내후년에는 약 10%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XMT뿐만이 아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급속도로 성장한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 펀드, 세제 및 금융 지원, 내수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지원한다.
CXMT의 4F² D램 소식에 국내 증시가 폭락한 것은 단지 해당 기술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기업이 내놓는 기술이 당장 최고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중상위 기술과 대규모 물량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처인 중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우리 기업의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기술 분야 '파괴자'다. 전기차, 우주 탐사,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통념을 깬 파괴적 혁신을 지속 선보여왔다. 로드스터의 경우 우주항공 기술을 모빌리티에 결합,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역 간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 먼 미래일 것만 같았던 모습을 현실로 그려냈다.
우리 반도체 기업이 맞닥뜨린 현안에 대한 해법도 여기 있을지 모른다. 지금 반도체 기업은 공정 미세화를 비롯한 다양한 병목에 봉착했다. 후발주자 추격이라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기존 판도 속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룰을 바꾸고 경계를 부수는 창의적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줬다. 분야는 다르지만 혁신의 근본은 다르지 않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테슬라식 혁신에서 반도체 초격차 유지의 해답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데스크라인]추격자와 파괴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10/21/news-p.v1.20261021.591f72145f4a42ccbd84afd2ca05f21e_P3.jpg)
안호천 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