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은 청소년의 일상에 가장 가까운 문화 콘텐츠다. 함께 즐기고 이야기하는 소통의 공간이자, 직접 만들고 새로운 진로를 발견하는 창작의 영역이기도 하다.
최근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빠른 확산은 이러한 게임 경험을 다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를 이해하고 판단하며,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청소년이 게임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문화재단은 전국 초·중등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특수(장애) 학생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경험에서 이해, 창작, 진로로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은 청소년에게 익숙한 게임을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자신의 게임 경험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는 데서 시작해, 직접 게임을 만들며 코딩과 창작을 경험하고 관련 산업과 진로까지 자연스럽게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한다. 정보윤리와 안전한 이용 등 게임과 디지털 환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교육 방식도 획일적이지 않다. 초등 저학년과 학교 밖 청소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학생의 연령과 교육 환경을 고려해 교구 활용 교육과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2007년 시작된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은 2021년부터 게임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참여 규모는 2021년 269개교 1만2,208명에서 2025년 517개교 3만1,174명으로 늘며 교육 현장에서 꾸준히 접점을 넓혀왔다.
교육 효과와 현장 평가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2024년과 2025년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게임리터러시 교육과 관련한 8개 핵심 역량 지표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특히 게임 이용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인식은 교육 전보다 약 16%p 높아졌으며, 게임 관련 직업과 진로에 대한 이해도 역시 약 14~15%p 향상됐다.
학교 현장에서도 교육 확대를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담당교사들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비롯해 더 많은 학생과 학교가 교육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랐으며, 지속적인 교육 운영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특히 학교 및 기관 담당자의 교육 만족도와 재참여 의향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96%대를 기록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교육의 필요성과 지속적인 수요를 뒷받침했다.
■AI 시대, 게임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도 커진다
AI 기술의 발전은 청소년이 콘텐츠를 접하고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과 웹소설, 채팅 등 기존 콘텐츠의 경계가 흐려지는 가운데, 이용자가 AI 캐릭터와 대화하며 직접 이야기와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AI 캐릭터 채팅 서비스도 새로운 콘텐츠 이용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는 청소년 이용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크랙은 2026년 8월 기준 10대 이용자가 전체 월간활성이용자의 47.8%를 차지했다. 이는 AI 기반 콘텐츠가 청소년에게 단순한 신기술을 넘어, 일상적으로 즐기고 소통하는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콘텐츠 이용 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필요한 교육의 범위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정보와 콘텐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할 것인지, 가상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과도한 이용을 스스로 조절하고 디지털 환경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방법을 어떻게 익힐 것인지 등 새로운 과제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도 교육 내용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올해는 전문가 자문을 네 차례 진행해 AI 관련 내용을 교육 교안에 반영하는 등, 게임 이용과 과몰입 예방, 정보윤리를 넘어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리터러시 역량을 교육에 담아내고 있다.

■일상으로 들어온 게임과 AI…넓어지는 게임리터러시의 역할
게임과 디지털 기술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게임리터러시가 필요한 대상과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게임이 일상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은 지금, 게임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능력 역시 중요한 디지털 소양으로 부각되고 있다.
게임리터러시 역시 게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넘어,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콘텐츠와 기술을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그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게임리터러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변화하는 기술과 이용 환경을 교육에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게임문화재단 유병한 이사장은 “게임을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게임리터러시 교육 역시 변화하는 환경과 다양한 교육 현장의 요구를 함께 반영해야 한다”며 “교육 현장 수요에 발맞춰 더 많은 학생들이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필요한 교육 내용과 프로그램을 꾸준히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끝〉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