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제도를 인공지능(AI)·콘텐츠·단말 등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디지털 바우처'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 요금 할인만으로는 달라진 디지털 소비 행태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현행 통신요금 감면제도는 장애인·저소득층·기초연금수급자 등 취약계층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소비가 AI·콘텐츠·플랫폼 이용료와 단말 구입비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지원 범위가 실제 이용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계 정보통신 지출에서 통신서비스 비중은 2012년 79%(12만5510원)에서 2025년 60%(9만9664원)로 19%포인트(p) 줄었다. 같은 기간 디지털 콘텐츠 비중은 7%(1만1946원)에서 13%(2만2326원)로, 디지털 기기는 13%(2만1068원)에서 27%(4만5035원)로 늘었다.
재원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통신사 취약계층 요금감면 금액은 2017년 4630억원에서 2025년 1조4000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반면 콘텐츠 플랫폼 산업의 기여는 없다. 제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정부와 디지털 생태계의 다른 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재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사업자가 직접 요금을 감면하는 방식 대신 정부가 취약계층에 디지털이용권 형태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운영·관리하도록 했다. 일정 기준 이상의 기간통신사업자뿐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에도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의원은 “통신에 연결될 권리를 넘어, AI를 비롯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할 권리까지 보장해야 한다”며 “이용자가 필요한 지원을 선택하고, 정부와 디지털 생태계의 사업자들이 책임을 나누는 방향으로 복지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법안 검토 결과와 사업 추진 현황을 확인하고, 지원 범위와 재원 분담을 포함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