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5G 와이파이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정부는 통신 3사를 설득해 확산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공공 서비스 확대 부담을 민간 기업에 떠넘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웹사이트 상당수가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 PHP 보안 취약점에 정부 대응이 늦다는 질타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세제 문제도 지적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 “전국 모든 지하철이 와이파이 사각지대”라고 지적하며 “인천지하철 1·2호선에 처음 구축된 5G 기반 와이파이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존 LTE 백홀을 5G로 전환한 객차는 와이파이 속도가 기존보다 약 3배 빨라졌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투자를 기업에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통신 3사 CEO 간담회에서 적극 설득하겠다고 답했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구축하는 공공와이파이와 달리 통신사 투자에 기대 확대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정부가 민간 기업에 복지 인프라 투자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안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웹사이트 제작 언어 PHP의 보안 취약점과 관련해 정부 대응이 늦다고 질타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국내 웹사이트의 약 80%가 PHP를 사용한다. 미국·일본·중국 등이 경고와 차단 조치에 나서는 동안 정부는 22일에야 사이버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올렸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는 21일 밤 11시 취약점을 확인하고 20분 뒤 패치 업데이트 안내를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게 대응을 요청하고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111곳에 업그레이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이버보안 대응 조직의 통합 필요성에 대해서도 배 부총리는 범부처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과기정통부 산하 15개 기관 웹사이트에서 가림 처리한 비공개 문서가 AI로 복원돼 개인정보 수천건과 평기위원별 점수가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 포함됐다. 배 부총리는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점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침해사고가 잇따르는데도 국가정보원·금융당국 등과의 조사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다”며 “정부 대응은 상당히 산만하고 느리다”고 비판했다. 배 부총리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도록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임대형 AI 데이터센터가 세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케이션이나 서비스형 GPU(GPUaaS) 방식의 AI 데이터센터가 부동산 임대업으로 분류돼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에서 빠질 수 있다며 연내 시행령 개정을 요구했다.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상한을 두고 기후에너지환경부(50MW)와 과기정통부(100MW 이상)가 보이는 이견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배 부총리는 “현재 임대형 AI 데이터센터는 혜택이 없다”며 재정 당국과 빠르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