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핵심은 과업당 가치…통신사 중개·과금 역량 앞세워야

토큰 이코노미
토큰 이코노미

인공지능(AI) 서비스 사용량과 연산 규모를 토큰 단위로 계량, 수익화하는 '토큰 이코노미'가 부상하면서 통신사에 새로운 수익모델 기회가 열리고 있다. AI 경쟁 초점이 토큰당 비용에서 과업당 창출가치로 옮겨가면서 여러 AI 모델을 최적 연결하는 중개·과금 역량이 통신사 차별화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6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토큰 경제의 핵심은 더 많은 토큰을 생산·소비하는 것이 아닌 증가하는 토큰 소비를 실제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일한 토큰이라도 모델·과업·처리방식에 따라 비용·가치가 다르만큼, 고객에게는 토큰 자체보다 서비스·과업을 통해 얻는 가치가 비용지불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I 산업의 경쟁 축이 모델 개발에서 서비스로 확장되고,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추론 수요가 늘어나면서 과업당 토큰·연산 투입량이 비용을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했다. 문제는 추론 수요 증가가 곧 경제적 가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KISDI는 “낮은 가격에 토큰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AI 경쟁력은 AI를 통해 실제 과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생산성 향상 및 기업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KT가 토큰 게이트웨이를 신사업으로 내세웠다. 전국 AI 데이터센터(AIDC)와 기지국 에지 인프라를 강점으로 전력당 토큰 효율을 높이면 저비용 토큰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통신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AI 중개 역량이다. 모델 간 성능격차가 좁혀질수록 과업에 맞는 모델을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단순 질의는 저비용 소형모델로, 복잡한 처리는 빅테크 거대언어모델(LLM)로 자동 배분하는 방식이다. 통신사는 통신품질 최적화를 위해 이같은 AI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을 축적해왔다. 미국 AT&T도 자체 AI 게이트웨이를 통해 AI 토큰 비용을 최대 90% 줄였다.

또 보고서는 AI 과금 방식이 종량제에서 정액제에 초과분을 과금하는 혼합형으로 분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비용 예측성과 공급자의 원가 회수를 함께 노린 모델로 기본 제공량과 초과 요금으로 짜인 이동통신 요금제와 같은 구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토큰을 많이 생산·중개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과업당 비용을 줄이고 창출가치를 입증하느냐가 토큰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인증·결제·보안과 자체 인프라를 묶은 차별화 패키지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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