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전환에 흔들리는 고용·소득…“국민활동급여 도입해야”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2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공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2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공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전환으로 경제 성장이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AI 대전환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역량개발과 소득보장 중심으로'를 주제로 공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성장의 과실을 인적 투자로 돌리고, 소득이 끊기는 기간은 국가가 책임지도록 소득보장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발제자로 나선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장의 고용·소득 창출 효과가 크게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질 경제성장률 대비 취업자 증가율을 뜻하는 고용탄성치는 올해 상반기 0.10으로 2000~2025년 평균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근로자 보수(피용자보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분기 47.9%에서 올해 2분기 41.1%로 떨어져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인으로는 성장이 고용 유발 효과가 적은 반도체 등 전자부품 업종에 집중된 점이 꼽혔다. 성장의 과실이 임금으로 고르게 확산되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임금이 기업 단위로 결정되다 보니 인상 혜택도 원청인 대기업에 머문다는 것이다.

특히 AI 확산에 따른 충격은 청년층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11월 이후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청년(15~29세) 고용은 약 17% 감소했고, 첫 일자리는 36% 줄어들었다. 반면 다른 연령층 고용은 큰 변화가 없었다.

장 연구위원은 해법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와 고용보험 보편화를 제시했다. 그는 “초과세수로 조성되는 미래대응기금에서 인적 투자 몫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며 “실업 중심의 현행 고용보험은 채용 축소나 일감 감소의 AI 충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봤다.

사회보험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여유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소득 같은 대안의 실효성이 아직 불확실한 만큼 당분간은 사회보험이 소득 보장의 주축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정부 구축으로 소득 정보 확보가 수월해진 지금이 개편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실시간 소득파악 시스템을 고도화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을 아우르는 '전국민 사회보험'을 구축하고, 보험료 부과 기준을 주된 일자리의 근로소득에서 총소득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로운 소득보장 제도로 '국민활동급여'도 제안됐다. 국민활동급여는 18~64세 전 국민에게 '국민활동계좌'를 부여하고, 경력전환 훈련·직업진입 훈련·육아돌봄 기간에 급여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AI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이윤이 늘어나더라도 그 성과가 일자리와 소득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면 경제의 성장과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설비투자 못지않게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국민활동급여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웅 기자 y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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