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부리 달고 자신감 되찾았다”… 세계 최초 3D 프린팅 수술받은 코뿔새

3D 프린팅 인공 부리를 이식받은 남부땅코뿔새.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티스 동물원
3D 프린팅 인공 부리를 이식받은 남부땅코뿔새.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티스 동물원

네덜란드의 한 동물원에서 부리가 부러져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던 새가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인공 부리를 이식받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시작했다. 새의 위아래 부리를 모두 인공 보형물로 대체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와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티스 동물원은 최근 위아래 부리가 모두 손상된 수컷 남부땅코뿔새에게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인공 부리 2개를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이 새는 사고로 위아래 부리 끝부분이 모두 부러져 짧은 부리만 남은 상태였다. 부리는 새가 먹이를 집거나 깃털을 다듬는 데 필수적인 신체 부위로, 부리가 손상되면서 스스로 먹이를 먹거나 몸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인공 부리.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티스 동물원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인공 부리.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티스 동물원

이에 동물원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수의학부와 협력해 인공 부리 제작에 나섰다.

연구진은 새의 머리를 컴퓨터단층촬영(CT)하고 기존에 부러진 부리 조각들을 분석해 원래 모양을 재구성했다. 이후 3D 프린터로 맞춤형 플라스틱 보형물 2개를 제작하고 수술을 통해 나사로 고정했다.

과거 새의 위쪽이나 아래쪽 부리 한 부분에 인공 보형물을 이식한 사례는 있었지만, 양쪽 부리를 동시에 복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술 과정에서 가장 큰 우려는 새가 인공 부리에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었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부리는 기존 부리와 달리 감각이 없어 새가 이질감을 느끼거나 먹이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원 측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새가 심한 불편함을 느껴 먹이를 먹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필요할 경우 보형물을 다시 제거할 수 있도록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 인공 부리를 이식받은 남부땅코뿔새.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티스 동물원
3D 프린팅 인공 부리를 이식받은 남부땅코뿔새.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티스 동물원

그러나 우려와 달리 새는 수술 당일부터 새로운 부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동물원 측은 “새로운 모양과 무게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수술 직후부터 편안해 보였다”며 “다음 날 아침에는 바닥에 있는 생쥐를 집어 올렸고, 그날 스스로 먹이를 먹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동물원은 인공 부리가 장기적으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지 관찰하고 있다. 플라스틱 보형물이 파손될 경우를 대비해 교체용 부품도 별도로 제작했다.

또한 새가 새로운 부리를 사용하면서 행동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함께 생활하는 암컷과의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동물원 측은 “부리는 다른 새와 교감하거나 새끼를 돌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새로운 부리의 도움으로 앞으로 번식에도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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