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출신의 인공지능(AI) 전문가가 향후 10년 안에 AI로 인해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며 퇴직연금 저축까지 중단했다고 밝혀 화제다.
3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머신러닝 연구자 네이트 소어스는 최근 미국 시사잡지 디애틀랜틱의 최고경영자(CEO) 니컬러스 톰프슨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했다.

소어스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앞으로 10년 안에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절반을 넘는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보면 우리에게 10년이라는 시간조차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10년을 넘기지 못할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우려로 약 10년 전부터 퇴직연금에 돈을 넣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어스는 “나는 지금 은퇴를 위한 저축을 하지 않는다”며 “구글에서 일할 때 가입한 401(k) 퇴직연금 계좌가 있지만, 약 10년 동안 추가로 납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401(k)는 근로자가 급여 일부를 적립해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퇴직연금 제도다. 소어스는 AI로 인한 인류 멸종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노후 대비를 위한 추가 저축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현재 소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있는 비영리 연구기관 머신인텔리전스연구소(MIRI)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 기관은 초지능 AI의 개발이 인류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소어스는 AI로 인한 인류 멸종의 위협을 과거 핵전쟁의 공포에 비유했다. 그는 “인류 전체가 한꺼번에 죽을 수 있다는 위협 아래 살아가는 것은 처음일지 모른다”면서도 “우리는 언제나 전염병과 전쟁의 위협 속에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면서 좋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AI로 인한 인류 멸종이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소어스는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행자인 톰프슨은 현재 가장 발전한 AI 기술조차 여전히 한계와 결함이 많다며 소어스의 전망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소어스는 자동차가 말을 대체한 과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자동차가 처음 개발됐을 당시 말들은 자동차가 아직 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잘하게 되고,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어스는 자신이 단순히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AI로 인한 일자리 종말을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모든 인간을 죽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라며 “그렇다면 인류가 모두 죽기 직전까지는 완전고용 상태일 수도 있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소어스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AI 기술의 무분별한 규모 확대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암 치료법을 찾는 등 현재의 기술을 유용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거나 뛰어넘는 AI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그것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