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장을 전국 187만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기존 조합장 중심의 간선제를 직선제로 전환하고 중앙회와 분리된 독립 감사기구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야당과 농업인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후속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3일 국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항의하며 의결 전 회의장을 떠났다.
개정안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인단을 현행 조합장 약 1110명에서 전체 조합원 약 187만명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선거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치르도록 했다. 중앙회 내부 감사 기능도 분리해 독립적인 외부 감사기구를 설치한다. 정부·여당은 반복된 농협 비위 문제를 해결하고 선거의 민주성과 감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정부의 농협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정부 추천 인사가 농협 주요 인사 추천기구에 참여하는 조항을 문제 삼았다. 강승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권과 인사권을 통해 농협에 대한 정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관치 농협법”이라며 전체회의 상정 중단을 촉구했다.
농업인단체도 개정안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농업계 의견수렴 없는 입법 추진을 비판했다. 특히 직선제 도입에 최소 400억원 이상의 선거비용이 발생해 농업인 지원사업이 축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조합별 총회에서 조합원 의사를 반영해 중앙회장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간선제 보완안을 제시했다. 외부 감사법인 신설 대신 기존 조합감사위원회와 사무처를 독립적인 감사조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별도 조직 신설에 따른 비용과 행정 부담을 줄이면서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개정안은 농해수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정부·여당은 연내 처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선거비용과 정부의 인사·감사 관여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어 추가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