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류 AI가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차량이 실제로 다닐 수 있는 길과 운송 과정의 제약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현장 데이터와 공공 교통정보를 활용해 불필요한 운행을 줄이며 도로 안전을 높이고 있습니다.”
김명준 맵퍼스 대표는 “화물차의 높이와 중량, 목적지 진입 여건, 다음 일감을 찾는 과정까지 이해해야 운전자에게 유용한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자지도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맵퍼스는 화물차 전용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아틀란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화물차 전용 SW를 선보인 뒤 2021년 전용 앱을 출시했다. 올해 9월 누적 회원 22만명, 누적 길 안내 5000만건을 돌파했다.
김 대표가 주목한 것은 운송 현장에서 반복되는 시간과 비용의 낭비다. 그는 “운전자 개인이 경험과 수고로 해결해 온 문제를 데이터와 기술로 덜어주는 데 집중해 왔다”며 “현장에서 반복되는 비효율을 줄이는 일이 물류 생산성을 높이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은 화물차 운행 조건을 반영한 도로 데이터 분석이다. 맵퍼스는 전국 도로에서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분석해 높이·중량·속도 제한 정보를 구축한다. AI는 일감 탐색과 배송 순서 최적화에도 활용된다. 운행 경로와 차량 조건을 고려해 함께 실을 수 있는 화물이나 하차 이후 수행할 수 있는 일감을 추천한다.

운전자들이 공유하는 경험도 서비스를 뒷받침한다. 아틀란트럭에는 올해 9월 기준 전국 5만5000여곳에 관한 활성 상하차지 팁 9만8000여건이 축적됐다. 맵퍼스의 내비게이션 기술은 긴급 출동 현장에서도 쓰인다. 현재 전국 소방차의 약 80%가 맵퍼스 기술을 탑재한 업무용 앱을 이용하고 있다.
공공기관 연구 결과를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안전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아틀란트럭은 한국도로공사가 한양대에 의뢰한 연구에서 도출한 고속도로 졸음운전 위험구간 정보를 활용한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의 연구·데이터와 민간의 서비스 운영 경험이 함께 쓰일 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안전 서비스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협력을 위한 정책 과제로 공공 교통 데이터의 품질 관리와 안정적인 제공을 꼽았다. 높이·중량 제한, 도로 통제, 교통신호 등 운행에 중요한 정보가 실제 도로 상황을 충실히 반영하고, 민간 서비스에도 신속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의 제공 범위와 함께 정확성, 갱신 주기, 활용 편의성을 살펴야 한다”며 “민간이 현장에서 확인한 오류나 변경 사항을 공공기관과 공유하고 서비스에 다시 반영하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 실증과 효과 검증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AI 적용 전후의 운행 거리·시간·연료 사용과 안전운전 지표를 기업과 공공기관이 함께 살펴보고, 효과가 확인된 서비스의 보급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김 대표는 “개인 차주와 소규모 운송사업자도 일상적인 업무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장 실증과 이용 교육을 함께 지원하면 기술이 물류 현장에 더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맵퍼스는 앞으로 도로·주행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고, 일감 추천과 배송 효율, 안전운전 지원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물류와 도로 안전은 국민의 일상과 산업 활동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며 “현장의 작은 비효율과 위험을 꾸준히 줄이는 기술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