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 민주당의 승리가 유력한 가운데 향후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떠올랐다. 미국에 짓기로 한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늦춰지며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더라도 관련 사업 진행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민주당 승리 이후 AI 데이터센터 규제가 시행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관련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거시경제 전문가인 톰 오를릭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 “데이터센터 건설계획이 있는 주에서 중간선거가 많이 치러지고, 선거 이후 더 많은 민주당 주지사가 나올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약을 가해 한국의 칩 생산 동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권효성 블룸버그 박사는 “데이터센터로 새로 짓기는 어려워지더라도 기존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규제가 덜 강한 지역으로 센터 부지를 이전할 수 있어 시장의 우려보다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줄지 않아 반도체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규제 정책 외에 금리,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유가 변동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를릭 수석은 미 연준이 12월 금리를 인상, 2027년 더 많이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란전쟁 위협이 완화되고 유가가 60~70달러로 떨어지면 연준이 조치를 보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코스피 지수는 대체로 상승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9차례 가운데 선거 이후 12개월동안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6차례였고 평균 상승률은 19.7%를 기록했다. 다만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당이 승리했는지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코스피 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중간선거 이후 지수 상승은 공식처럼 여겨져왔다. 1950년 이후 19번의 중간선거에서 S&P500은 선거 후 12개월 수익률이 모두 상승했고, 평균 15.1%로 집계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선거가 끝나면 입법 가능성이 줄어들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도 그간 중간선거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발생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해킹 사건으로 주춤한 가운데 수익률 상승을 보일 지 주목된다. 비트코인은 최근 세 차례 진행된 미국 중간선거 이후 1년간 평균 수익률이 53.7%를 기록했다.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이다가 마감 직전 반등해 마감했다. 코스피는 0.62% 오른 5683.80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1.50% 오른 714.95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7만8000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