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도심의 낡은 여관을 청년 창업가들의 무대로 바꾼 'LPP 상권'과 인구소멸 위기의 농촌에 청년과 관광객을 불러모은 전북 김제 '죽산면 상권'이 국민이 뽑은 우수 로컬상권 1·2위에 올랐다. 지역의 유휴 공간과 고유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상권을 만들어낸 사례로, 로컬 창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5일 제주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 로컬상권 성과공유회에서 대국민 투표로 선정된 우수상권 2곳을 발표했다. 전국 8개 후보 상권 가운데 4곳이 국민 투표에 올라 최종 순위를 가렸다.

1위를 차지한 제주 LPP 상권은 제주시 원도심 관무장길 일대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운영 주체인 '일로와'는 오랫동안 비어 있던 여관을 복합문화공간 'LPP'로 탈바꿈시키고 청년 창업가와 기존 상인이 함께 성장하는 상권 모델을 구축했다.
LPP 반경 500m 이내 106개 점포를 연결하고, 1층을 청년 창업가와 로컬 브랜드의 팝업·판매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달 '월간 LPP' 팝업을 열어 지역 브랜드도 소개한다.

최근 네이버 해피빈과 협력한 팝업 행사에는 나흘간 1467명이 방문했고, 팝업 판매와 온라인 펀딩을 합친 금액은 약 7200만원에 달했다.
일로와는 2023년 중기부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을 시작으로 로컬브랜드 창출 사업까지 연계해 LPP를 조성했다. 현재 제주지역 238개 로컬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다. 이금재 일로와 대표는 “비어 있던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이 모여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상권의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2위에 오른 김제 죽산면 상권은 농촌의 인구감소 문제를 콘텐츠와 창업으로 풀어낸 사례다. MBC PD 출신 최별 에프엘디스튜디오 대표는 7년 전 죽산면에 정착해 빈 점포와 농촌 자원을 활용한 상권 재생에 나섰다.
청년 창업자가 사실상 없었던 마을에는 현재 10개 청년 창업팀, 약 30명이 활동하고 있다. 점포도 21곳에서 37곳으로 늘었고, 청년 창업팀의 연간 매출은 약 1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에프엘디스튜디오는 유튜브 채널 '논논마을 방송국'과 농산물 기반 로컬 브랜드 '오늘의 평야'를 운영하고 있다. 수확이 끝난 논을 활용한 '논바닥 마을잔치'도 기획했다. 지난해 첫 행사에는 이틀간 약 2000명이 방문했으며, 올해는 3박 4일로 확대해 캠핑과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최별 에프엘디스튜디오 대표는 “콘텐츠로 잠재 고객을 만들고, 마을잔치로 방문을 유도한 뒤 로컬 브랜드를 통해 생산자와 상인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구조를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작은 시도를 계속 이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성과공유회에 참여한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로컬 창업가들이 하나의 앵커 점포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관련 점포가 늘어나고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상권 전체가 활성화되는 사례가 많다”며 “중기부도 혁신적인 소상공인과 창업가를 육성하고, 고객들이 찾아오고 머무를 수 있는 상권을 만들기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