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루엠이 전자가격표시기(ESL)의 암호화 통신과 클라우드 보안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스마트 리테일 시장에서 보안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유럽 주요 슈퍼마켓에서 냉장·냉동설비를 겨냥한 해킹 피해가 이어지면서 매장 내 디지털 설비의 보안 수준이 새로운 운영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최근 프랑스를 비롯해 벨기에, 스웨덴,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에서 슈퍼마켓 냉장시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냉장·냉동설비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변경되면서 보관 중이던 식품을 폐기해야 했고, 영업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까르푸와 델하이즈, 스웨덴 ICA와 Coop 등 주요 유통업체도 피해 사례에 포함됐다.
이번 사례의 특징은 해킹 대상이 결제 시스템이나 개인정보 서버가 아니라 실제 매장 운영에 사용되는 냉장설비 제어 시스템이었다는 점이다.
원격 제어 기능을 갖춘 설비가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오래된 소프트웨어나 보안 업데이트 미비 등이 공격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유통업계의 보안 범위도 매장 내 운영장비 전반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는 ESL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SL은 매장 내 상품 가격과 할인 정보 등을 디지털 화면에 표시하고 중앙 시스템을 통해 일괄 변경할 수 있는 장치다. 종이 가격표 교체에 필요한 인력을 줄이고 가격정보 변경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대형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활용이 확대돼 왔다.
그러나 ESL 역시 중앙 시스템과 무선통신망을 통해 연결되는 디지털 장비다. 인증이나 암호화 수준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비인가 사용자가 가격정보를 변경하거나 정상적인 업데이트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격정보는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정보라는 점에서 정확성과 무결성 관리가 중요하다. ESL에 표시된 가격과 실제 결제가격이 다를 경우 소비자 불만은 물론 매장 운영과 브랜드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유통기업의 ESL 도입 기준도 단순한 가격 변경 자동화와 비용 절감에서 보안 및 운영 안정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솔루엠은 이러한 시장 환경에 대응해 주력 ESL 제품인 '뉴튼'과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Aims SaaS' 전반에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뉴튼 시리즈는 솔루엠 자체 무선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대규모 매장의 가격정보를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회사 측은 암호화 기반 데이터 전송과 안정적인 무선통신, 원격 업데이트 등을 통해 다수의 ESL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관리 플랫폼인 Aims SaaS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한다. HTTPS 통신과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을 적용하고 정기적인 침투 테스트와 취약점 점검을 통해 보안 상태를 관리한다.
또 사용자별 접근권한을 설정하고 시스템 이용 및 변경 내역을 로그로 남길 수 있도록 해 관리자가 주요 활동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솔루엠은 정보보안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IEC 27001과 클라우드 정보보안 관련 ISO/IEC 27017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Aims SaaS는 CSA STAR 인증을 획득했으며, SOC 2 Type II와 관련한 보안 관리체계도 운영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인증과 관리체계는 대형 글로벌 유통기업이 ESL 공급업체를 선정할 때 요구하는 보안 수준과 운영 안정성을 검증하는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ESL 시장에서는 기기 성능뿐 아니라 전체 시스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대규모 유통기업은 매장별 가격정보가 정확하게 반영되는지뿐 아니라 비인가 접근 차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장애 발생 시 대응 능력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솔루엠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ESL 하드웨어와 통신 인프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통합 스마트 리테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냉장설비 해킹 사례가 디지털 유통 인프라의 보안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ESL 시장에서도 정보보호와 운영 안정성이 주요 경쟁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솔루엠은 기존 ESL 기술에 보안과 클라우드 관리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유통기업의 디지털 매장 운영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