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여자대학교 인테리어디자인과 학생들이 국제 AI 건축·공간디자인 공모전 '2026 AI Architecture Awards(AIAA)'에서 종합 2위(은상)와 3위(동상)를 차지했다. 종합 4위, 5위, 6위, 8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조경 부문에서도 분야별 인정(Category Recognition)을 받는 등 총 6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회는 AI Architecture Awards 조직위원회(Organising Committee)가 주최하는 국제 어워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건축·조경·도시·실내·시각화·다이어그램·영상·부동산 개발 등 8개 분야에서 진행됐다.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결선 진출작 44개는 한국·미국·중국·이탈리아·영국·캐나다·호주·멕시코·카메룬·네팔·레바논·모로코 등 총 22개국에서 출품됐다.
심사위원단은 미국 네바다대 라스베이거스(UNLV) 건축학부 교수, 캐나다 겔프대 조경학 교수, 토론토대 교수, AI 기반 설계사무소 대표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단이 먼저 결선 진출작을 선정했으며, 최종 순위는 심사위원 평가 점수와 온라인 공개투표 결과를 합산해 결정됐다.
종합 1위는 이탈리아의 FLASHFORWARD AGENCY가 차지했다. 그 뒤를 대한민국 한양여대 인테리어디자인과 학생들의 작품들 이었다. 종합 2위에는 최은진·김태희·류연정 학생의 'beneath the still water'가, 3위에는 임지원·유은비 학생의 'THE HOUSE THAT NEVER EXISTED'가 선정됐다.
이어 김은정·도현빈·박규리 학생의 'DANCHEONG, REFRACTED'가 4위, 권예림·설승서·김민선·김은수 학생의 'The Landscape Remembers'가 6위를 차지했다. 윤지현·김유민 학생의 'THE LAST VOICE'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은정·도현빈·박규리 학생의 'AFTER BREATH'는 조경 부문에서 심사위원 선정작으로 인정받아 분야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수상작들은 인테리어디자인과 홈페이지의 공모전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상의 주인공들은 2026학년도 1학기 '캡스톤디자인 졸업설계' 수업에서 생성형 AI를 설계 도구로 활용해 온 학생들이다. 수업에서는 자료 조사와 문제 정의부터 컨셉트 구상, 공간 이미지 개발에 이르기까지 설계 전 과정에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학생들은 ChatGPT·Gemini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Midjourney를 활용해 공간 이미지를 생성했으며, AI와의 대화 과정을 기록하고 분석하면서 설계안을 발전시켰다. 이를 통해 습득한 설계 방법을 바탕으로 2학기 '실내계획 스튜디오' 수업에서 작품을 출품해 이번 수상 성과를 거뒀다.
학생들이 출품작을 통해 탐구한 주제는 재난과 소멸의 기억을 공간에 담아내는 메모리얼 디자인이었다. 대표적으로 종합 8위에 오른 'THE LAST VOICE'는 2013년 마지막 모어 화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소멸이 선언된 라트비아의 리보니아어를 기리는 기념 공간을 제안한 작품이다.
이처럼 학생들은 각자가 선정한 사건의 역사적 배경과 흔적을 조사하고, 그 기억을 재료와 빛, 동선 등의 공간디자인 요소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생성형 AI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구체화했다. 또한 출품 과정에서는 사용한 AI 도구와 AI와의 역할 분담을 영문 '프로세스 매니페스토(Process Manifesto)'로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다.
한편 종합 순위와 분야별 인정작을 포함한 총 16개 수상작은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인도·멕시코·카메룬·호주·미국·스페인·오스트리아·중국·영국 등 11개국에서 배출됐다. 특히 종합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한국 작품 6개는 모두 한양여대 인테리어디자인과 학생들의 작품이었다.
이번 대회의 작품 심사에서는 학생과 현업 설계사무소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순위표에서 경쟁하도록 운영했다. 실제로 종합 7위는 멕시코의 건축사무소가 차지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현업 전문가들과 경쟁하는 국제무대에서 한양여대 학생들이 종합 2위와 3위를 비롯해 상위권에 다수 진입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한양여대 인테리어디자인학과는 앞으로도 전 교과목에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설계 및 디자인 교육 전반에 체계적으로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단순한 이미지 생성 도구를 넘어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위한 설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디자인 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형 인테리어디자인 인재를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