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 전자업계의 전자파 관련 대책기술 개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국제수준의 「전자파장해공동연구소」가 산, 학, 연과 관, 공동투자로 설립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전기용품안전관리협회는 국내 전기, 전자업계의 전자파 관련 대책기술 지원을 위해 정부의 「공업 및 에너지 기술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통상산업부 산업기반기술 지원자금 93억원(올해 10억원), 민자 84억원 등 1백77억여원의 재원과 한양대로부터 50억원 상당의 부지(7백여평)를 제공받아 99년까지 「전자파장해공동연구소」를 설립키로 했다는 것이다.
전기용품안전관리협회가 확정한 설립계획안에 따르면 전자파장해공동연구소는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총 3천5백평 규모로 10m법 초대형 전자파 장해(EMI) 체임버 1기를 비롯 3m법 체임버 3기, 전자파 내성(EMS) 체임버 1기 등 전자파 적합성(EMC)과 관련해 총 39개의 시험실과 기업들이 장차 전자파연구소로 활용할 80개 연구실, 연수시설, 관리 및 부대시설 등 세계적인 규모의 전자파 종합연구시설을 두루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전자파장해연구소는 그동안 EMI, EMS 등 급변하는 전자파 규제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관련설비 투자비에 대한 부담과 기술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 전기, 전자업체들이 EMC 대책을 마련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용품안전관리협회는 민자유치를 위해 일단 3백21개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외형에 따라 등급을 4군으로 나누어 투자규모와 설비이용 일수를 책정하고 투자업체는 물론 모든 전기, 전자업체들에 문호를 개방함은 물론 자체 연구원 및 한양대 교수진을 연계, 국내 EMC 기술발전의 핵심역할을 맡게 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과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전자파 규제가 새로운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떠오르면서 인적자원과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은 최근 몇년간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으나 국내 중소 관련업체들은 이에 대해 무방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전자파에 관한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했으며 유럽연합(EU)도 지난해부터 가정용 전기, 전등기류, 형광등, 조명기기류에 전자파 관련기준을 정해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적인 추세에 대응해 올해부터 2000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된 전자파 기준을 적용, 규제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어 전자파문제는 국내 중소업체들에 개발은 물론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전자파장해연구소 설립에 업계의 기대가 큰 것도 국내 전자파 대책기술 개발과 축적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데다 중소업체들의 전자파 애로기술을 타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파장해연구소를 계획대로 설립하기 위한 1차 관문은 무엇보다도 투자재원의 확보다. 건축비와 시설비 등 총 1백77억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한다는 것은 협회의 예산확보 방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만치 않아 보인다.
통산부가 향후 지원할 43억원의 산업기반기술자금 예산이 제때 집행된다 하더라도 협회측이 확보해야 하는 84억원의 산업체 분담금은 최근의 경기침체 분위기를 감안할 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협회가 제시한 청사진으로 볼 때 규모나 장비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전자파장해연구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문제이다. 연구소의 장비와 인력을 실질적으로 이용할 주체인 3백여 중소업체들에 장비를 배정,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설립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 중소 전기, 전자업체들의 전자파 대책기술을 개발해 지원할 전자파장해공동연구소의 설립이 차질없이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