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복제 지방확산 차단 급하다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사태를 계기로 정품 소프트웨어(SW) 사용운동의 확산과 함께 불법복제물에 대한 단속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데도 최근 SW 불법복제가 급증하면서 지방 중소도시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관계기관의 집계를 보면 올 들어 지난 6월 말 현재 SW 불법복제 또는 유통혐의로 1백31개 업체가 적발된 데 이어 7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불과 3개월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1백96개 업체가 적발되는 등 최근 들어 불법복제 행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달 동안 부산지역에서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단속에서 무려 1백25개 업체가 적발됐다는 것은 SW 불법복제 행위가 종전의 서울 위주에서 이제는 전국 대도시 또는 중소도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게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일부 지방에서 불법복제 단속건수가 늘었다는 점만으로 불법복제가 전국적으로 만연되고 있다고 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IMF사태를 계기로 기업도산과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PC 사용자들이 불법복제 SW를 별다른 죄책감 없이 누구나 마음대로 복제할 수도 있다는 막연히 잘못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불법복제 행위가 전국 중소도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면 그것은 큰 문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국 적발건수의 62%를 차지했던 서울지역에서의 적발건수가 올들어 지난 상반기중 30%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지방도시에서의 적발건수가 70% 수준으로 늘어난 것은 수도권지역에서의 단속강화와 정품사용운동의 확산 등으로 불법판매조직이 지방으로 옮겨가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지방도시에서의 불법복제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당국은 최근 단속을 마친 부산에 이어 광주·순천·울산지역 등 다른 지방 대도시권에 대해서도 이달부터 일제단속을 실시하는 등 연말까지 2천여개 업체를 추가로 조사한다고 하니 지방 중소도시에서의 적발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가 SW의 불법복제 및 유통의 전국확산을 우려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동안 본란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지만 SW 불법행위는 곧 우리나라 SW산업의 몰락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상가에서 게임 등 10여종의 상용SW를 무단으로 복제한 백업CD 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거나 무단으로 개조된 노트북PC가 상당량 유통되고 있는 현실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무단으로 업그레이드된 노트북PC의 경우 고열로 고장나기 쉽고 무상AS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 이같은 행위는 결국 전자상가의 밝고 건전한 분위기 조성과 상거래 질서의 확립에도 역행하는 등 많은 부작용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자상가내에 있는 청소년 위해시설도 정비돼야 할 것이다. 경찰은 관할구청 및 상가협의회 등과 함께 음란퇴폐 비디오테이프 판매행위나 사기도박 행위 등의 단속에 나섰지만 쉽게 근절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관계기관은 앞으로 불법복제가 근절될 때까지 단속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SW 불법유통 채널이 워낙 다양한데다 국민의 SW에 대한 가치인식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효율적인 불법SW 단속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PC전문 전자상가를 비롯해 전자상가내 CD 백업업체 그리고 일반기업·정부투자기업·관공서 등에서도 스스로 SW의 불법복제 및 유통과 사용을 자제하는 등의 자정운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 조립PC업체의 경우 경기침체에다 환율인상에 따른 부품가격 인상, 계속된 가격파괴에 의한 마진감소 등으로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으며 특히 PC판매에 있어서는 운용체계인 윈도95를 설치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조립PC업체에 대한 무조건적인 단속보다는 윈도95를 값싸게 공급, 정품사용을 유도해 나가면서 불법복제를 규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