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포트리스 2」의 유료화를 둘러싸고 전개됐던 일련의 갈등이 인터넷산업에 새로운 과제를 남겨 놓았다. 본지 11일자 25면 참조
◇CCR과 ISP의 갈등 〓PC방 이용자에 한정된 포트리스 2의 유료화를 선언했던 CCR는 PC방과의 갈등 와중인 지난 2일 한국통신 등 일부 ISP에 『개인고객의 무료화를 위해 개인용 IP를 5일까지 공개해 달라. IP풀을 공개하지 않으면 무차별적으로 온라인게임 이용을 막겠다』고 통고했다.
CCR측은 유료대상인 PC방 IP어드레스를 확보하기 위해 논란이 일 수 있는 PC방 어드레스 대신 무료서비스대상인 개인고객 어드레스를 한국통신 등 ISP에 요청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포트리스2의 봉쇄에 따라 일차적으로 민원소지를 안게 된 한국통신 등 ISP사업자들의 반응. 하나로통신은 자사의 이해관계에 하등 해가 될 것 없다는 판단아래 자사가입자의 IP풀을 제공,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국내 IP어드레스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ISP 대표주자 한국통신은 절대 반대의 입장이다. 한국통신은 300만명이 넘는 IP풀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의 PC방, 게임방업체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개인고객 IP풀을 CCR에 넘겨줄 경우 한국통신은 초고속인터넷가입자 등 개인고객의 불편은 막을 수 있겠지만 PC방업체들의 집단적인 반발은 피하기 어렵게 된다.
다른 ISP들도 한국통신과 비슷한 입장이다. 한 ISP업체의 관계자는 『개인고객의 IP풀을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CCR는 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SP들은 CCR와의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자 11일 ISP협의회 차원에서 CCR와의 협의를 전개했다.
◇CCR과 ISP협의회의 협의 〓양측은 현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에 따르면 CCR는 「기존 allow방식(모두 막아놓고 개인 IP풀을 확보한 가입자만 허용해주는 방식)에서 Reject방식(모두 허용하고 차단할 IP만 확보해 거절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CR가 PC방 이용자의 유료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술적한계에 직면한다면 문제는 다시 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건의 상징성 〓콘텐츠의 제한된 유료화 문제에서 불거진 이 사건은 복합적인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유료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자 하는 닷컴기업의 노력과 이에 대한 ISP들의 반응이 얽혀 있다.
ISP와 콘텐츠사업자가 상호공생관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문제의 단순봉합보다는 향후 추가적인 대책협의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가입자를 볼모로 한 CP측의 억지논리도 지양돼야 한다.
ISP가 확보한 IP풀의 공개 문제도 관심이다.
ISP들은 『CCR의 요청에 따라 정부부처에 IP풀의 공개 문제를 문의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통신의 관계자는 『콘텐츠 유료화 및 기술적인 방법과 관련된 이 문제는 네트워크사업자, ISP, 콘텐츠사업자, PC방, 인터넷이용자 등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혔다』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공동의 문제파악 및 이해조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