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광산업진흥회(KAPID)의 심기가 불편하다. 최근 자체 실시한 중·장기 발전방향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 때문이다.
연구용역을 맡은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최근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에서 KAPID의 국제교류 사업이 소모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조직 및 인력개편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광(光) 관련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2004년 정부지원이 끊기면 자립기반 구축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전에 연구 자료를 받아본 KAPID측은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봐 언론의 취재를 극도로 꺼려했으며 급기야 용역기관 책임자에게 용역결과의 잘잘못을 심하게 따졌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번 KAPID의 중·장기 발전방향 연구결과에 대해 광주시와 산자부가 수용할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외부에선 KAPID의 개선방향을 찾고 있는데 정작 KAPID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고수하는데 있다.
물론 KAPID가 자체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발전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한 만큼 수용여부도 KAPID 자유의사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입맛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더욱이 타당하다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엉터리 조사’라고 무시하려 든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안된다. 그럴바에야 스스로 중장기 발전방향을 세워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가뜩이나 수익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1억원 이상의 용역비를 지출하면서까지 외부기관에 의뢰할 필요는 없다. 예산낭비에 다름 아니다.
KAPID는 사실 설립초기부터 조직이 공무원 직제를 준용해 지나치게 경직됐고 광산업 관련 전문가가 없어 정보수집이나 조사분석 업무가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회원사를 철저히 관리하고 지속적인 연구·교류사업을 펼쳐 명실상부한 광산업체의 구심점이자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기구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런데도 KAPID가 귀를 막고 쓴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보기 어렵고 결국 회원사를 비롯한 광산업체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광산업은 21세기 첨단부가가치 신산업으로 시장 전망이 밝고 기술파급 효과도 커 국가전략산업으로 추진중이다. 이러한 광산업의 민간주체를 자임하고 있는 KAPID가 사업과 조직, 그리고 업무 수행면에서 훨씬 성숙한 단체로 거듭나 광산업 선진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광주=과학기술부·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