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반기 통신투자에 거는 기대

 국내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하반기 신규 및 유지보수 설비 투자 등에 3조5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IT 산업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일이다.

 통신산업은 그 특성상 급변하는 패러다임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상실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기존 및 신규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만약 설비 투자가 부진하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차세대 성장이 정체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통신사업자들의 투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통신사업자들이 와이브로나 3세대 비동기이동통신(WCDMA)·광대역통합망(BcN) 등 첨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규 및 유지보수 등 설비 투자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통신사업자들의 하반기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2000억원보다는 3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지만 올 상반기 1조9000억원에 비하면 80% 정도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상반기 투자가 적은만큼 하반기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

 KT는 와이브로에 2000억원 등 모두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와이브로는 오는 11월 부산 APEC 정상회담에서 와이브로를 시연하고 내년 4월에는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을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 BcN 기반을 갖추기 위해 2만 회선의 광가입자망(FTTH)을 구축하는 등 대대적인 망 고도화 작업에도 들어갈 방침이다. 하나로텔레콤도 BcN 고도화 사업과 광랜·VDSL 부문을 포함해 모두 2290억원을 투자하고 데이콤도 BcN 시범사업, 전자정부통신망사업 등에 7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WCDMA 투자와 cdma2000 1x EVDO망 업그레이드에 모두 2조원 가량을 투자한다.

 우선 하반기 통신 투자는 와이브로·WCDMA(HSDPA)·BcN 등 신규 투자에 초점이 맞춰진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사용자는 갈수록 더 편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원하기 마련이다. 사용자의 요구를 제때 수용하지 못하면 시장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또 장비 업체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투자가 계속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정책적 지원도 해야 한다고 본다.

 잘 아는 것처럼 우리는 IT분야의 강국이다.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1위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전시회 등에서 국산품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는 그동안 IT 업체들이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 등의 비중을 높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투자가 부진하면 그 여파는 장비나 콘텐츠 업계에까지 미칠 것이다. 이는 곧 국가경쟁력 하락과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IT산업을 선도하는 통신 업체들의 투자가 부진하다면 ‘IT839’ 전략과 신성장 동력 육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다. IT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이란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IT산업은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계속 발전시키려면 업체들이 투자를 기피해서는 안 된다.

 우리 경제가 침체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기업들이 공격적 자세로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내다보면서 소극적 경영에 치중하면 가치 혁신이나 재도약은 달성하기 어렵다. 어려울 때 투자하라는 말처럼 통신사업자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IT 강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