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구조적 취약성 여전, 지원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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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중소기업이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했지만 낮은 생산성과 업체 간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점 또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최근 중소기업의 구조적 변화와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지난 2003년 이후 미국·영국 등 선진국 수준을 넘어섰으나 기술 경쟁력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국내 대기업과의 격차도 심화됐다.

 이에 따라 한은은 △연구개발(R&D) 투자 지원을 통한 생산성 및 수익성 제고 △강도 높은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속 △중소기업 기준 확대 조정 등의 지원책에 따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외형 성장 지속=국내 중소기업은 유형·투자자산에 해당하는 고정자산 비중이 지난 80년 33%에서 지난해 48%로 크게 늘어난 반면 재고자산은 경영기업 발달에 힘입어 같은 기간 36%에서 14%로 절반 이상 줄었다. 자연스레 이 기간에 자기자본비율은 2배 이상 높아졌으며 부채비율은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IT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 98년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의 주력 수출품은 섬유류(29%)였지만 지난해에는 전기전자 제품이 3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구조적 취약성 여전=하지만 해외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와 국내 기업 규모별 양극화 현상도 여전하다. 지난 7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품질 및 기술 경쟁력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대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대기업의 경상이익률은 10.2%에 달했지만 중소기업은 3.3%에 불과해 수익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향후 성장의 근간이 되는 설비투자 역시 대기업은 지난 2001년 이후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중소기업은 2002년 이후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구조 고도화 시급=이처럼 국내 중소기업이 외형적으로는 바람직하게 변했지만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은은 기술력 향상을 위해 ‘R&D 투자액의 15%’ 또는 ‘직전 4개년 평균 투자비 초과 금액의 50%’ 중에서 선택하도록 돼 있는 현행 R&D 투자 세액 공제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현재 논의중인 R&D 프로젝트 금융 및 기술유동화증권 등 기술 개발 관련 자금을 조속히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혁신형 기업에 금융 지원을 집중하고 부실 기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내 경제 여건이 변한 점을 감안해 자본금 80억원, 종업원 300명 이하로 제한된 중소기업 범위를 확대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