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의 하나로 이달부터 자사 유통점에서 우수 중소기업이 만든 전자제품을 판매한다고 한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중소기업 제품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대기업 유통망 활용 중소기업 판로지원’ 사업을 협의해 왔는데 이르면 이달 디지털프라자(삼성전자)와 리빙프라자(LG전자)에서 중소기업 전자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대기업들의 후속조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대형점의 중소기업 전자제품 판매 조치는 환영할 일이다. 우리 기업 풍토에서 아무리 중소기업이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이를 판매할 유통라인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렵다. 제품이 잘 팔려야 기술개발과 더 좋은 제품 생산에 나설 수 있는데 그 길이 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이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지난 5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대책회의’ 이후 삼성·LG·SK그룹과 KT 등이 중소기업과 성과 공유제를 도입하고 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후속조치를 취한데다 유통점까지 함께 활용키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대기업 유통점에서 모든 중소기업 전자제품을 판매하기는 어렵다.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통과한 제품을 판매해야 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4개사 제품에 대해 막바지 성능검사를 하고 있다니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우선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낮은 제품을 기존에 비해 쉽게 판매할 수 있다. 품질만 좋다면 기존에 비해 쉽게 제품을 대량 판매할 수도 있다. 대기업도 우수 제품을 자사 제품과 함께 팔 수 있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상생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 많은 중소기업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마케팅 능력이 없어 고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대기업이 그 나름대로 중소기업 제품의 품질 기준을 정해 성능 검사를 통과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고 하겠다.
연초부터 원화 환율 급락에다 기름값 상승 등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경영에 부담을 안고 있다. 수출을 늘려야 할 우리 기업들로서는 경영에 타격이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대기업 유통점에서 중소기업 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성장을 이룩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는 중소기업들이 이번 기회에 품질 좋은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더 많은 제품이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될 수 있다. 이번에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절대적인 호응을 얻어야만 한다. 처음 대형점에서 판매하는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부정적이라면 모처럼 맞이한 호기를 놓칠 수 있다.
대기업들도 유통점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진열이나 판매에 각별히 배려해야 한다. 제품 진열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에 한다든지 소비자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으면 처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또 지금은 두 기업만 이 사업에 참여하지만 이를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 유통점도 차츰 백화점·대형 할인점·TV홈쇼핑 등으로 넓혀야 한다.
이와 함께 대·중소기업 간에 잘못된 불공정 거래 관행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올해는 이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정부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법과 제도를 보완해 상생협력이 제도적 기반 위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