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자동차-반도체 상생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자동차 반도체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국산화의 꿈을 키운 것이다. 이젠 ‘메모리 강국’에서 ‘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다시 한번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의의가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욱 뜻깊은 것은 대기업끼리의 상생협력이라는 점이다. 웬만하면 등 돌리고 심지어 해외에서까지 경쟁을 일삼아 국익에 반했던 일들이 많았던 대기업의 관행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서로 손잡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언제나 그것은 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만큼 서로 손잡지 않으면 결코 세계 일등이 될 수 없는 구조다. 대기업끼리 협력하면 그동안 내줬던 안방 시장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까지 거머쥘 수 있는 ‘무한잠재력’이 생긴다. 전자 글로벌기업 삼성과 자동차 대기업 현대의 만남은 그래서 더욱 반가운 일이다.
또 여기서 그칠 일이 아니다. 상생의 물꼬를 텄으니 이제는 물길을 내는 일이 남았다. 대중소기업 상생으로 확대 발전시키고 실질적인 업무 협력이 이뤄지도록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한국의 대표 상품이기도 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이미 대-대 협력의 물꼬가 트였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상생협력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앞서 가자면 이미 결과도 대충 나왔다. 이현순 현대차 부회장은 “삼성과의 제휴로 공동 개발한 차량용 반도체를 2012년부터 차량에 탑재, 연간 2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대-대 협력은 국익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제 대한민국 기업의 상생협력은 시작됐다.